법문듣기
 

“인연입니다”

문사수 2016.07.19 조회 수 11626 추천 수 0

  인과(因果)란?
  ‘인과’라는 말을 살펴보면, ‘인’이라는 것은 씨이고, ‘과’라는 것은 열매를 맺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열매란 말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부딪히고 마주하며 경험하는 모든 현상들을 말합니다. 그게 전부 결과이지요.
  오늘 하루 동안 여러 가지 사실을 경험했다고 칩시다. 누가 나한테 그러한 경험을 하게 했는가? 기독교신자들은 하느님이 그렇게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전지전능하고 또 인간을 사랑하는 분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 이 세상을 만들었다면 전부 다 평등하게, 잘 살게 만들었어야 할 것 아닌가?’ 하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몇 천억 부자이고, 어떤 사람은 평생 고생을 해도 돈 천만 원도 못 법니다.
  또 어떤 사람은 굉장히 똑똑하고, 어떤 사람은 아주 못난이고, 어떤 사람은 몸이 건강하고, 어떤 사람은 나면서부터 골골댑니다. 가끔 신문에서 보면 기막힌 사연들의 주인공이 얼마나 많습니까? 전지전능한 하느님이라면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사랑하셨을 텐데 누구는 잘 살게 만들고, 누구는 못살게 만드는 이런 차별이 왜 생겼느냐? 하는 의문이 드는 겁니다.

  중세의 유명한 기독교 신학자 중에 아우구스티누스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아우구스티누스에게 물었어요. “여러 가지 불공평함이 많아서 이런 불합리한 교리를 믿기가 어렵습니다” 그랬더니 대답이 간단해요.
  “불합리하니까 믿으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말입니다. 불합리하면 내버려야지, 불합리하니까 믿는다니 말이 됩니까?  

  부처님께서는, 우리 인생이라는 것은 어머니 뱃속에서 나와서 한 칠팔십 년 살다가 숨이 끊어지면 끝나버리는 그런 일회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이다.’ 라고 흔히들 말하는데 그건 기독교 신자들한테 영향을 받아서 하는 소리예요. 우리 인생은 그렇게 간단하게 한 칠팔십 년에 끝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장편소설입니다. 그래서 매 절(節)마다 여러 가지 현상으로 나타나는데, 그 속의 골자는 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죠. 

  여기에 대해서 부처님의 중요한 법문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전생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전생이 궁금하면 알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금 너희가 받고 있는 걸 보면 전생을 안다” 그러셨습니다.
받고 있다는 것은 우리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현실이죠.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가? 나에게 부여되는 운명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그것은 남이 주는 것이 아니고 내가 전생에 살았던 것이 씨가 되어서 결과적으로 나에게 나타난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너의 미래도 궁금할 것이 하나도 없다. 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미래 그대로다”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부딪히는 일상의 현상 어떤 것에 대해서도 괜히 우쭐해서 잘난 척 할 것도 없고, 또 ‘나는 운이 나빠서 나쁜 일만 거듭 일어나는구나!’ 하고 한탄할 것도 없습니다.
  나한테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은 전부, 전생에 내가 몸을 움직이고, 말을 하고, 마음에 품었던 생각인 신(身) ‧ 구(口) ‧ 의(意) 삼업이 씨가 되어서 결과적으로 열매 맺은 것이 그대로 나타난 것입니다. 


   운명은 만들어 가는 것
  운명은 우리가 시시각각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지은 것은 꼭 내가 받습니다. 금생에 지어서 금생에 받기도 하지만, 금생에 지어서 내생에 받기도 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금생에 지어서 몇 생 뒤에 받기도 합니다. 이렇게 받는 때가 다를지언정, 내가 지은 운명의 씨는 반드시 내가 거둬들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살다가 여러 가지 불공평하다고 여겨지는 일이 벌어지면, 얼른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아! 내가 전생에 살면서 지었던 업의 결과가 나한테 이렇게 왔구나’
  이렇게 하루하루 스스로 내 앞날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여러 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 일화이지만, 다시 한 번 소개하겠습니다.
  어떤 큰 절 밑에 거지가 한 사람 살았습니다. 거지의 처지였지만 그 사람은 불교에 대한 신심이 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예불시간이 되면 꼭 와서 예불을 드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 같은 거지는 법당에 들어가서 예불을 올릴 수 없다’고 하면서 뜰 앞에서 예불에 동참했습니다. 절에 드나드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뭣 좀 달라고 구걸도 했습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은 선뜻 내주기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안 주기도 했는데, 이 사람은 주는 것을 받을 때도, 안 받을 때도 대답이 한결같았다고 합니다. 

  “인연입니다”
  누가 주고 가는 것도 인연이고, 안주고 가는 것도 인연이라는 거죠. 이 사람이 누구에게나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사람들이 모두 ‘저 사람 도인이다.’ 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동네에 고물상을 하는, 큰 부자가 한 사람 있었습니다. 연말에 송년회에 가서 술을 잔뜩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밤중이었는데 갑자기 소변이 마려웠습니다. 그래서 소변을 어디서 볼까 하고 궁리를 하다가 마침 길거리에 바위덩어리가 하나가 있는 걸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기서 소변을 보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소변을 봤어요. 그랬더니 바위덩어리가 갑자기 움직이는 겁니다. 움직여서 보니까 거지가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을 바위로 잘못 알았던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거지한테라도 얼마나 미안한지 부자가 “미안하게 됐네!” 라고 말하니까 그 거지가 뭐라고 대답한 줄 아십니까? 

  “인연입니다”
  라고 대답을 했답니다. 

  실제로 우리가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나한테 누가 와서 잘못을 하더라도, 또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럴 때마다 ‘인연입니다’ 하면 남한테 책임을 전가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주팔자가 나빠서 이런 일을 당하나’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흔히들 부모가 날 잘못 낳아줘서 이렇게 고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자식을 잘못 낳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다 좋은 아들 딸 낳고 싶지. 모두 자기가 짓고 자기가 받아서 나오는 건데 왜 부모 탓을 합니까? 나한테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을 항상 인연으로 알고 살아야 합니다. 
 

  인연이란 것은 씨라고 했는데 그 씨가 바로 신 ‧ 구 ‧ 의 삼업입니다. 몸을 움직이고, 말을 하고, 마음에서 생각을 하는 모든 것들이 씨가 되는데, 우리는 하루 종일 그 씨를 안 뿌리고 살 수가 없습니다. 계속해서 씨를 뿌리는데 어떤 씨를 뿌리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나무아미타불!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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