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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종교

문사수 2016.05.10 조회 수 11402 추천 수 0
  불교는 지혜의 종교입니다.
  흔히들 불교에 귀의하면 복을 받는다고 하는데, 이것은 부처님께 절을 많이 하거나 공양물을 많이 올리는 사람에게 특별히 부처님께서 복을 주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불교에 귀의하면 복을 받는다는 의미는 부처님께서 물질적인 혜택을 베풀어 주신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에게 지혜를 주신다는 것입니다. 지혜를 빼놓고 불교를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지혜는 인생과 우주를 보는 눈이 열리게 해줍니다. 온 우주의 절대 진리에 눈을 뜨도록 해주기 때문에 부처님의 지혜를 반야(般若)라고 합니다. 반야란 상대적인 지혜가 아니라, 온 우주의 절대 진리를 드러나게 하는 지혜를 말합니다. 따라서 반야의 광명이 비춰지면 어떠한 대립이나 어떠한 한계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내 육신을 보존하기 위한 문제, 내가 생존하기 위한 문제 등에 봉착합니다. 우리는 살벌한 생존경쟁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으로 힘들어합니다. 온갖 번뇌 망상으로 괴로워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부처님의 지혜광명이 아니고서는 약육강식의 원리가 지배하는 이 생존경쟁의 세상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지혜광명 앞에서는 일체 모든 번뇌 망상이 다 없어집니다.

  부처님의 반야지혜에 의지하여 우리의 참생명은 절대생명이라는 것을 믿는 사람은 야구 경기에서 홈런을 친 타자와 같습니다.
  야구 경기에서 타자가 안타를 쳤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타자는 아웃되지 않고 1루까지 가기 위해서 열심히 달립니다. 그런데 2루타가 될 정도로 쳤다면 2루까지 가기 위해서 더 빨리 달리게 됩니다. 만약 더 큰 안타를 쳐서 3루타가 될 정도라면 더 욕심을 내서 3루까지 가기 위해 더욱 더 속력을 내서 달리게 됩니다.
  그런데 아예 담장을 넘겨서 홈런을 치면 어떻게 됩니까? 홈런을 친 타자는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여유 있게 천천히 걸어서 들어오게 됩니다. 1루타, 2루타, 3루타를 친 타자는 빨리 달리게 되는데, 홈런을 친 타자는 천천히 걷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유는 아주 간단하지요. 이미 이루어졌으니까 더 이상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우리가 나무아미타불을 불러서 참생명으로 돌아가는 것은 야구 경기에서 홈런을 친 것과 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는 사람은 이미 모든 것을 이루었기에 급하게 서두를 것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 비유하자면 1루타, 2루타, 3루타를 치는 것은 돈을 벌거나 출세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나무아미타불을 불러서 참생명으로 돌아가는 인생의 홈런을 친 염불행자는 더 이상 구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삽니다. 재산을 모으거나 출세하는 것은 진정한 행복을 보장해 주지 못합니다. 진정한 행복추구의 결론은 나무아미타불을 불러서 나의 참생명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즐거움입니다. 
나무아미타불에 의지하고 부처님의 반야지혜에 의지하면, 서두를 것도 없고, 무엇을 새삼스럽게 이루어야 할 것도 없습니다. 그리하여 번뇌 망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고, 그러한 세계가 진정한 즐거움의 세계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금강석 즉 다이아몬드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 중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입니다. 다이아몬드는 다른 것들을 모두 부술 수 있지만, 다이아몬드를 부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이아몬드가 다른 것들을 모두 부수어버리는 것처럼 부처님의 반야지혜는 그 어떤 번뇌 망상이라도 능히 부수어버리기에, 부처님의 반야지혜를 금강석에 비유합니다.
  이것이 금강반야(金剛般若)입니다.
  금강반야에 의해 드러난 세계는 절대무한세계입니다. 일체 모든 상대유한세계가 금강반야에 의해 부수어져서, 오직 절대무한세계만이 펼쳐지게 됩니다. 이렇게 금강반야에 의해서 절대무한이 실현되는 것을 바라밀(波羅蜜)이라고 합니다.
  금강반야에 의해 이미 바라밀이 실현되어 있다는 것에 관한 부처님의 법문이 바로 금강경입니다. 우리의 어두운 눈으로 보면 이 세상에는 내가 이겨야 할 적(敵)도 많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항상 불안과 공포 속에서 살게 됩니다. 그런데, 금강경을 공부하게 되면 나의 참생명은 본래부터 절대무한생명이고 불생불멸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일체 모든 공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절대 자유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금강반야바라밀(金剛般若波羅蜜)입니다.

  그러므로 금강반야바라밀 공부를 한다는 것 말고 우리에게 영광스러운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염라대왕이 무섭다고 합니다만, 금강경을 공부하면 염라대왕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염라대왕이라는 분은 머리에 금강경을 이고 계신 분으로 항상 금강경을 공부하며 금강경을 존중하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이승에서 금강경을 공부하고 저승에 오는 사람이 있으면, 염라대왕이 대청마루에 앉아 있다가 버선발로 뛰어내려와 맞이한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가 우스갯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금강경 공부가 그만큼 가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나중에 눈감을 때에, 정말 가치 있는 것은 금강경 한 구절이라도 깨우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죽으면 그 앞에서 금강경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돌아가신 분을 위해 금강경을 읽어드리면 영가(靈駕)는 금강경을 독송하는 소리를 듣고 극락에 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물며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금강경을 공부해야 하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물론 염라대왕이라고 하는 특별한 존재가 따로 있어서 심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남이 나를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자신을 심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을 마치는 그 순간, 살아온 동안 지은 모든 업(業)이 한꺼번에 보인다고 합니다. 그것을 일러 염라대왕이 업경대(業鏡臺)에 죄를 비추어 본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전에 지은 선악의 행적이 눈앞에 비추어지고, 이에 스스로 심판을 내리고 다음 생을 결정짓는 것입니다.
  금강경 공부를 통해서 우리의 참생명은 본래 부처님생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따로 염라대왕이 있어서 심판받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저승에서 염라대왕이 금강경 공부를 한 사람들을 공경한다는 말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금강경을 공부하면 일체 모든 불안과 공포, 대립과 투쟁으로부터 해방됩니다. 그러므로 금강경을 수지독송(受持讀誦)하는 것은 절대자유의 주체인 부처님생명으로 돌아갈 수 있는 소중한 인연임을 알고, 부지런히 공부해야 합니다. 금강경에 대한 깊은 신앙을 지닌 사람이 많이 나오게 되면, 그만큼 이 사회가 밝아지고, 이 세계가 밝아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처님 말씀을 세상에 전하는 것 말고 부처님의 은혜를 갚을 길이 없다는 것을 아시고, 스스로도 부지런히 공부해야하지만 남들에게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자꾸 베풀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뭘 알아야 남한테 전하죠.”
  일순 맞는 말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모르니까 전법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난 수영을 못 하니까 얼른 가서 수영을 배워 가지고 와서 구해줄게’라고 한다면 현명한 처사입니까?
  당장 급한 상황에서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사람이 죽고 난 다음에는 구해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수영을 못하면,
 “사람이 물에 빠졌으니까, 빨리 와서 구해주세요”
라고 소리치면 됩니다.
  금강경 법문을 전해주는 것이 자신의 힘으로는 부족하다면 “법회에 나가서 금강경 공부를 합시다”고 말해주면 됩니다. 부지런히 전법해서, 세상사람 모두가 금강경 공부를 통해 무한한 은혜를 입을 수 있도록 하십시다.
나무아미타불!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금강경법문_P145064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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