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듣기
 

참으로 복된 인생을 살고 싶다면...

문사수 2015.10.08 조회 수 13249 추천 수 0

 많은 불자들이 금강경을 통해서 불교에 입문(入門)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금강경을 통해서 본래 ‘나’란 것이 없고 또 ‘남’이란 것도 없어서, 나와 남이 대립하고 사는 그런 인생은 본래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나와 남이 대립되어 있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한 생명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그것이 바로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사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사는 사람은 ‘나는 극락세계에 살고 있으니까 더 이상 애쓸 필요가 없구나.’ 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때부터 정말 가치 있게 사는 인생을 전개시켜 나가게 됩니다. 그 내용이 바로 화엄경의 마지막 품인 보현행원품입니다.
 보현보살님이 세우신 열 가지 큰 원(願)을 성취해 가는 것으로 내용이 되어 있는데, 그 중에 ‘항상 중생을 믿고 따르리라’는 원을 보면[문사수법회 법요집 246쪽] 알로 나는 것, 태(胎)로 나는 것 등으로부터 시작해서 많은 중생의 종류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가지가지 중생들을 내가 다 믿고 따라서,
   가지가지로 섬기며 가지가지로 공양하기를,
   부모같이 공경하며 스승같이 받들며,
   아라한이나 내지 부처님과 조금도 다름없이 하되,』

 모든 생명을 다 믿고 따른다는 겁니다. 나한테 잘해주고 이익을 주는 사람만이 아니라 나에게 잘못하는 것처럼 보이고 또 원수처럼 보이는 사람도, 사실은 원수가 아니라 정말 고맙기가 한량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믿고, 그래서 그들과 거스르지 않고 오히려 온갖 방편을 총동원해서 섬기며 공양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불자들은 절에 와서 부처님께 예경하고, 공양을 올리기만 하면 부처님을 잘 섬기고 믿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나는 절 법당에만 있지 않다’라고 이렇게 가르침을 주고 계신 겁니다. 우리가 절에 와서 부처님께 예불을 올리고 공양을 올리는 것은, 부처님을 모시는 공부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법당에서 예불을 배워서 예불을 올리고 공양 올리는 법을 배워서 공양도 올립니다. 그럼 그 배운 것을 어디서 실천해야 하나요? 각자 집에서 하고, 직장에서 하고 우리사회에서 하라는 겁니다. 그래서 말씀하시기를, 가지가지로 섬기며 공양하는데, 부모와 같이 공경하며, 스승과 같이 받들고 아라한이나 내지 부처님과 조금도 다름이 없이 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세상 사람을 전부 다 부처님처럼 섬기고 공양하라는 겁니다. 이 얼마나 기가 막힌 말씀입니다. 여러분들 이 부분을 큰 소리로 여러번 읽어서 마음에 새기시기 바랍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나를 낳아서 키워주신 고마운 부모님, 제일 고마운 분이 부모님인데 그 부모님처럼 남들에게도 하라는 겁니다. 나를 가르침으로 키워주신 분이 선생님인데, 그 선생님 모시듯 하라는 겁니다. 그리고 나를 부처되도록 해주시는 분이 아라한 즉 성인(聖人)이신데, 그분 모시듯이 하라는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모든 사람을 부처님과 조금도 다름없이 하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부처님이 따로 계시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법당에 계시는 부처님께는 정성을 다하지만, 저 길에 있는 거지에게는 친절히 할 수가 없다면 이건 잘못된 겁니다.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듯이 거지한테도 그렇게 친절로 공양을 베풀라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장보살님의 명호를 부르면 한량없는 공덕이 있다고 하니까 지장보살님을 많이 부릅니다. 그런데 지장경 본원 뒷부분을 보면, 임금이 거지에게 보시를 할 적에 마치 부처님에게 공양하는 마음으로, 그 거지에게 내려가서 자기를 낮추고 거지를 높이면서 보시하는 마음을 가졌을 때, 그것이 참다운 지장신앙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다 같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절에 와서는 부처님께 예경도 잘하고 공양도 아주 잘하면서, 절만 나서면 남들하고 시비 다툼을 하고 집에 가서도 가족들을 학대하거나 다툼질 한다면, 그런 것은 불교신앙이 아니라는 겁니다. 부처님의 말씀은 세상 사람들을 부처님과 조금도 다름없이 받들라는 겁니다.
 어떤 사람은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묻습니다. 사실은 가능하고 말 것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원래 내가 없고 모든 사람이 한생명이라는 것이 사실이니까 그렇습니다. 이것이 금강경을 비롯한 모든 경전의 공부내용입니다. 그래서 금강경을 공부해서 극락세계에 왕생을 하게 된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극락세계에 왕생한다는 것은 아상(我相)으로부터의 해방되는 것, 내가 살고 있다는 생각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을 다 나로 보는 마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세상 사람은 어느 누구도 남이 아니기 때문에 그 모든 사람들을 다 부처님으로 모시고 살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겁니다. 
 그 다음에 아주 구체적으로 말씀하고 계십니다.

『병든 이에게는 어진 의원이 되고,
길 잃은 이에게는 바른 길을 가리키고,
어두운 밤중에는 빛이 되고,
가난한 이에게는 숨은 보배를 얻게 하나니,
보살은 이와 같이 평등하게 모든 중생을 이익 되게 한다.』

 여러분들이 복(福) 많이 받는 인생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금강경에서 말씀하고 계시듯이 ‘내가 본래 없었구나!’가 밝혀지기만 하면 됩니다. 내가 없는데 나한테 병이 어디 있고 가난이 어디 있겠어요.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내가 아직 나를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금강경을 읽어서 내가 없다는 것, 내가 살고 있는 것은 모든 생명들이 나를 살리기 위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은혜를 베풀고 계시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그때 나는 극락에 왕생한 사람이 되는 겁니다.
 극락에 왕생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원효대사의 말씀처럼 요익중생(饒益衆生)하는 겁니다. 모든 중생을 다 크게 이익되게 하는 인생을 사는 겁니다. 그래서 부모와 같이 공경하고 스승이나 아라한이나 내지 부처님과 조금도 다름없이 받들어 모시는 거지요. 병든 이가 있으면 어진 의원이 되고, 길 잃은 이에게는 바른 길을 가리키고, 어두운 밤중에는 광명이 되고, 가난한 이에게는 보배를 얻게 하는 그러한 인생을 살아갈 때, 그 인생을 복된 인생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참으로 복된 인생으로 살아갈 수 있는 법을 여러분들은 알았으니, 정말 복이 많습니다. 그렇지요? 참으로 복된 인생을 사는 법우들이 되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나무아미타불. 고맙습니다.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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