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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佛子가 가는 곳

문사수 2012.12.03 조회 수 33305 추천 수 0

왜 문제를 회피하는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평하거나 회피하려고 하는데,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 자기 계산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이 자기에게 이익을 보장한다면 불평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에게 닥친 문제가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거나 그로 인해 손해가 예상된다고 할 때, 자기가 처한 문제를 회피하려 합니다.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금강경(金剛經)》제28분에서, 보살은 복덕(福德)을 받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면서 복덕을 받지 않는 이유는 복덕에 탐착(貪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보살의 생각과 행동에는 ‘나’가 들어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보살은 ‘나’를 계산에서 빼버렸기 때문에 자기에게 발생한 문제에 대하여 불평하거나 회피하지 않습니다.

둘째, 자기에게 닥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 없다는 비관적인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자기의 힘으로는 발생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그 문제가 힘없는 자신을 압도해 버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래의 무한공덕 앞에 불가능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여래의 무한공덕에서 나오는 무한한 방편(方便)은 일체 중생의 무한한 성숙을 위해서 어느 때든 어느 곳이든 항상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불자는 이러한 여래의 무한공덕을 마음껏 쓸 수 있어야 합니다.
불자는 눈앞에 닥친 문제들을 싫어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자기가 갖추고 있는 지혜덕상이 드러나도록 하기 위한 여래의 방편이 시현(示現)한 것으로 보고, 이를 감사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자기의 성숙을 위해 무한히 정진합니다.
불자의 믿음은 이러한 무한의 성취에 대한 믿음입니다. 즉, 우리는 여래의 무한공덕을 본래 성취했음을 믿는 것입니다. 불자가 자기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러한 믿음을 제쳐두고 다른 해법을 간구하는 것은 분명 망념입니다. 이 망념은 정진을 통해 없애버려야 합니다. 불자는 문제에 부딪쳤을 때 좌절하거나 한탄하지 않고 오직 정진을 통해 본래부터 우리의 참생명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의 실현을 관(觀)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축복받는 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문제들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사람에 관한 문제와 물질에 관한 문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 둘 중에서 어느 것이 더 큰 문제냐고 한다면 사람에 관한 문제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왜냐하면 물질에 관한 문제는 결국 사람에 관한 문제로 야기되기도 하고 해결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관한 문제야말로 모든 사람들의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가까이에 있는 사람일수록 그 문제는 더 큽니다.
“내 주위엔 왜 이렇게 못된 사람들만 모였을까?”
“내가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인복(人福)이 없기 때문이며, 저 사람이 성공한 것은 인복(人福)이 있어서 그런 거야.”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한탄을 합니다.
그러나 불자에게 있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래께서 제도하지 못하는 중생은 하나도 없으며, 여래의 무한공덕 앞에 일체 중생은 이미 제도되어진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참생명은 부처님생명임을 일깨워줘야 할지언정, 내가 증오해야 될 적(敵)은 결코 없습니다.

불자는 겉모양으로 평가하지 않고, 참생명의 무한선(無限善)을 봅니다.
상대방이 못마땅하게 보일 때, 그러한 겉모양은 본래 없음을 알아차리고 오직 참생명 자리만을 보는 것입니다.
현상세계는 우리가 인정하는 만큼만 나타납니다. 따라서 선(善)만 인정할 때는 선만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한의 가능성을 믿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악인에게 포위되어 있다고 여기는 자신을 해방시켜 부처님생명으로서 끊임없이 축복받는 자신을 되찾도록 해야 합니다.
내 마음이 바뀔 때 세상이 바뀌는 것입니다.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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