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구 중 천이백오십인과 함께 계시었다
비구(比丘)란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째는 혼자 산다는 말의 뜻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혼자 산다고 하는 것은 250계 중에서 한 가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를 정정히 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청정하게 지내기 때문에 마구니[魔]가 침범을 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마구니는 욕심이 있는 사람에게 침범합니다. 욕심이 없으면 마구니가 침범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사기 당했다, 마에 걸렸다고 하지만 사기는 바로 욕심이 있는 사람에게만 걸립니다. 유혹이 나쁘다고 하지만 욕심이 있는 사람이 유혹에 걸리는 것입니다. 낚시 바늘에 걸리는 물고기는 먹으려는 욕심이 있는 물고기입니다. 이렇게 욕심이 있는 사람에게 오는 것이 마구니인데 비구는 욕심이 없으므로 마구니가 두려워한다고 해서 포마(怖魔)라고 합니다.
또한 비구는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하지 않고 반드시 빌어서 먹습니다. 그래서 걸사(乞士)라고도 합니다. 그러므로 비구는 위로는 부처님의 지혜를 빌어먹고, 아래로는 사람들로부터 옷과 음식을 빌어먹습니다.
그런 비구가 1250인이 있다고 합니다. 1250인 이란 부처님을 모시고 있던 대중을 이야기 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1255명입니다만 쉽게 1250인이라고 말합니다. 사리불존자와 목건련존자가 100명씩 제자를 데리고 있었는데 모두 데리고 부처님께 출가를 했고, 또 가섭존자라고 하시는 분이 있는데 이 분의 제자가 500명이 있었고, 가섭존자의 둘째, 셋째 동생이 있었는데 이들에게도 각각 250명씩 제자가 있었습니다. 이들도 모두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초로 부처님의 제자가 된 5비구와, 중간에 제도되신 분들이 계신데 모두 합치면 1255명입니다. 이 분들이 모두 모여 계셨습니다.
‘그 때 세존(世尊)께서.’
처음에는 ‘부처님께서’ 하셨다가 여기에서는 ‘세존께서’라고 하십니다. 부처님은 원래 공덕이 수승하시고 온 우주 법계가 그대로 부처님이시기 때문에 부처님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말하려니까 한정이 됩니다. 그래서 부처님을 어떻게 부를까를 생각하다가 여래십호(如來十號)라고 해서 부처님을 열 가지로 불러 모신 이름이 있습니다. 여래(如來), 응공(應供), 정변지(正遍知), 명행족(明行足), 선서(善逝), 세간해(世間解), 무상사(無上師), 조어장부(調御丈父), 천인사(天人師), 불세존(佛世尊) 이라고 불러 모십니다. 여기에서는 여래라는 말과 불 세존이라는 말이 주로 나옵니다. 세존이라는 말이나 부처님이라는 말이나 여래라는 말이나 모두 같은 뜻입니다. 세존의 뜻은 세상에서 가장 높으신 어른이라는 뜻입니다.
‘공양하실 때[食時]’
공양(供養)이란 우리가 지금도 절에서 밥 먹는 것을 공양이라고 하는데 자양분을 공급한다는 뜻입니다. 즉 부처님께서 밥을 드신다는 말입니다.
‘큰옷 입으시고, 바루를 가지시고’
큰옷은 가사를 말합니다. 바루는 스님들이 공양하실 때 쓰는 그릇입니다. 바릿대라고도 하고 응양기[應養器 : 나의 양에 응하게 받는다]라고도 합니다.
‘사위대성에 들어가셔서.[入舍衛大城]’
이 기수급고독원이 큰 성으로부터는 2~3km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그 거리를 걸어서 들어가시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하루에 한 끼밖에 식사를 하지 않으셨는데 사시(巳時)에 하셨습니다. 사시란 9시에서 11시 사이 입니다. 큰 절에 가면 지금도 10시 정도면 점심식사를 부처님께 올리고 고양이 시작됩니다.
‘차례로 밥을 비시고[걸식: 乞食]’
걸식하시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출가하시기 전에는 한 나라의 태자였습니다. 출가하시고 난 뒤에는 삼계의 대도사이신 큰 성인입니다. 배가 고프다고 말씀만 하시면 여러 사람들이 공양을 올리려고 줄을 설 것입니다. 지금도 아무리 깊은 산속에 있는 절이라도, 진짜부처님도 아니고 불상만 모시고 있지만 굶어죽는 스님이 없습니다. 하물며 살아계신 부처님인데 사람들이 공양을 올리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부처님께서 일부러 사위성까지 걸어가셔서, 또 밥 가져오라고 호령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왜 밥을 비셨느냐가 의문거리가 됩니다.
밥을 비시는데 성안에서도 가난한 집이나 부잣집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밥을 비십니다.
부처님 제자 중에 가섭 존자란 분이 계셨는데, 그분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을 짓도록 해줘야겠다고 생각하시고 걸식을 나가시면[托鉢] 꼭 가난한 집에만 가셔서 탁발합니다. 그런데 금강경에 나오는 수보리 존자는, 기원정사를 지은 수달타장자의 조카인데, 그분은 꼭 부잣집에 가서만 걸식을 합니다. 그래서 논쟁이 생겼습니다. 수보리 존자는 가난한 사람은 자신들이 먹고 살기에도 힘이 들므로 일부러 부잣집에만 간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가섭 존자는 부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복이 많아서 부자로 잘 사는데 또 그 사람들에게 복을 짓게 해서 그 사람들만 잘 살게 해줄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도 복을 짓게 해서 그들도 잘 살게 해줘야 될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 여쭤보러 갑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두 사람 다 옳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부자라고 해서 영원히 부자란 법이 없으므로 그 사람들도 계속해서 복을 지어야 한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이 복을 짓지 않으면 계속해서 가난하므로 그 사람들도 복을 지어야 한다. 부자는 부자대로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대로 복을 지어야하기 때문에 평등하게 걸식을 해야 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차례로 비시옵고’란 말은 평등하게란 말과 같습니다. 평등하게 일곱 집을 다녀서 받은 것만큼을 가져옵니다. 만약에 일곱 집에서 안주는 사람이 있으면 여섯 집에서만 받아옵니다.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법문들으신 소감, 댓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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