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인 오늘을 새삼 축하합니다.
우리가 오늘을 축하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의 생명이 동일생명이고,
부처님이 우리 삶에 오심으로 인해서 우리의 참생명 자리를 환하게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매일이 이미 부처님이 오신 날이지만 우리는 ‘나’의 연장으로 부처님을 만나려는 잘못된 습관이 있습니다. ‘나’의 연장에서 만나는 부처님은 ‘나’이지 부처님이 아닙니다. 경험과 지식의 결과물인 ‘나’를 앞세우는 한 우리는 부처님을 결코 만날 수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사실자체’와 ‘사실에 대한 해석’에 대하여 명백하게 구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두지 못하고 그 사실에 대하여 덧붙여진 해석과 평가는 ‘나’의 작동이기에 ‘나’의 취향에 따라 선택된 ‘나’의 다른 모습일 뿐입니다.
부처님의 깨달음은 ‘나’는 끝내 유한하며, 믿을 바가 못 되며, 실체가 없음을 밝히신 일입니다. 상대자리인 ‘나’를 전면 포기하는 순간 싣달타에게 부처님이 오셨습니다. 이 사건을 깨달음이라고 하지만 이러한 깨달음은 특별한 사건이 아닙니다.
불교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종교가 아니라 깨달음에서 시작하는 종교입니다. 깨달음으로부터 우리의 삶은 시작되고 깨달음에 의해서 사람이 사람다워 집니다. 깨달음은 ‘나의 참생명이 부처님 생명임임에 대한 믿음’의 다른 표현입니다.
이 믿음으로 즉, 부처님 생명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분들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는 것이 부처님 생명으로 살아가는 일입니다. 매일 매일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부처님을 모시는 일이며, 오늘 부처님이 오신 진정한 의미입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삶은 오직 감사의 삶입니다.
감사는 감사를 부릅니다. 매일 매일 감사하는 행복한 삶이 우리가 영원히 누려야할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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