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타불을 참 생명으로 삼아야 염불행자 [무량수경4]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관계없습니다. 누군가로부터 부당한 비난이나 대우를 받은 적은 없습니까? 딴에는 열심히 그리고 옳게 산다고 자부하는데, 그에 상응한 반응이 없을 때는 무척이나 서운할 것입니다. 하지만 당사자가 동의(同意)한 바도 없고,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해도 소용없습니다. 가당치않은 부당한 평가를 받으니 좋은 기분일 턱이 없습니다.

과연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 먼저 지적하고 싶은 점은,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상황 따른 평가는 믿을 바 못 돼

오히려 내가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에 주목하자는 것입니다. 자신의 사람을 보는 기준(基準)이 정해진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람을 놓고서 잘못 보았다거나 새롭게 본다는 말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이런데 있습니다. 시간이나 장소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 춤추는 평가의 잣대는 믿을 바가 못 됩니다.

이는 곧 눈으로 보아도 보지 못하고, 귀로 들어도 듣지 못하는 결과를 불러옵니다. 사람이 지척에까지 다가와도 그 사람을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어딘가 다른 광경에 눈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면 그런 일이 벌어집니다. 그런가하면 머릿속이 어떤 걱정이나 근심 또는 기쁨이나 즐거움 등으로 한껏 채워져 있을 때는, 옆 사람의 하는 말이 들리지도 않습니다.

이와 같이 보고 있되 보지 못하고 듣고 있되 듣지 못함으로써, 많은 경우 칭찬보다는 남들을 비난하거나 또는 남들로부터 비난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장보살은 17번째 원(願)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합니다.

만약 제가 부처가 되어서도, 시방세계(十方世界)의 헤아릴 수 없는 모든 부처님들이
저의 이름을 칭찬(稱讚)하지 않는다면, 저는 부처가 되지 않겠습니다.

염불행자(念佛行者)는 법장비구가 발원한 이름인 아미타불(阿彌陀佛)을 자신의 참생명 이름으로 삼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시방세계에서 오신 모든 부처님들이 그 이름을 칭찬한다는 말씀이 실감날까요?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누군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보다는, 내가 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적어도 남들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바깥의 어떤 반응도 자기 삶에 대한 태도에 따라서 의미를 가질 뿐입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이 웃는 낯으로 다가와 부드러운 말로 칭찬할 때는 언제쯤일까?”하면서 목을 빼고 기다릴 새가 없습니다. 자신의 반응이 먼저입니다. 먼저 웃어주고, 먼저 따뜻한 말을 건네면 그만이기에 말입니다.

우선은 모든 부처님들의 칭찬이 실감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먼저 자신의 참생명 자리부터 칭찬하고 볼 일입니다. 복(福)이 없다고, 돈이 없다고 슬픈 곡조로 한탄할 때가 아닙니다. 남의 가락에 춤추고 남의 노래를 흉내 내는 게 전부라면, 줏대도 없이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꼭두각시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시방세계에서 오신 모든 부처님들이 우리들의 참생명 이름을 칭찬하는 이유는 간단하고도 명료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스스로를 부처님으로 칭찬하기에, 만나는 모든 인연들을 부처님으로 칭찬할 따름입니다.


모든 인연 부처님으로 칭찬

이를 뒤집어 얘기하자면, 이렇습니다. 자신이 칭찬받고 싶다면, 먼저 다른 사람이 칭찬받게 하면 그만입니다. 다른 사람이라고 하지만, 나와의 인연(因緣)이라는 연장선상에서의 다른 사람입니다. 해서 다른 사람이 칭찬받을 때, 나도 덩달아 칭찬받게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무조건 먼저 칭찬하고 볼일입니다. 물론 스스로의 생명가치를 칭찬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어떻게 자신을 칭찬하지 못하는데 남을 칭찬할 수 있겠습니까? 주변이 밝아지면, 나의 삶은 당연히 밝아집니다.

따라서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잘났으면, 그 한가운데 자리하는 내가 가장 큰 혜택을 받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쓸데없는 생각일랑 모두 놓아버리고, 칭찬의 가락에 춤추고 칭찬의 노래를 부를 밖에.



문사수법회 여여법사님
법보신문 894호 [2007년 03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