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모시는 범활입니다.
모든 경전은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라는
말씀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내’는 부처님의 제자로
늘 부처님을 곁에서 시봉했던 아난존자입니다.
부처님의 사촌동생이었던 아난존자는
기억력이 매우 좋아 부처님의 법문을 모두 기억해 두었다가,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 경전을 결집할 때
결정적인 공헌을 한 분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아난존자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들으려고 경전을 독송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지금 가지고 있는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처님가르침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고 하는
아난존자의 증언을 따라 읽어가며 부처님가르침을
내 삶의 중심에 모시는 순간, 지금의 우리들이
그대로 경전의 ‘내’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이’라는 말의 의미는
자신의 아견(我見)을 버리고
오직 부처님가르침만을 따른다는 의미입니다.
부처님가르침이 내가 가지고 있는 상식이나 경험,
학식 등에 반대되는 가르침이라 해도,
내 고집을 내세우지 않고 부처님께서 주신 가르침만을
진리로 인정하고 전면수용 해야 합니다.
‘들었다’는 것은 단순히 귀로만 들은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진정으로 받아들여 내 삶의 중심에 모시고
부처님의 가르침 그대로 살겠습니다’ 라는 의미입니다.
아난존자가 삼천년 전에 부처님께 들었던 바를
‘이와 같이’라고 말하면서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에게 지금 설해지고 있는 부처님의 법문을 듣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경전을 읽는다는 것이 동시에 듣는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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