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과 들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상사나 동료가 미워질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마음을 없앨 수 있는지요?

문사수 2010.02.13 조회 수 9688 추천 수 0
우리는 답을 알고 있습니다.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고.
그러므로 내가 바뀌는 쪽으로 방향을 모색하는 게 최선입니다. 이것이 지혜입니다.
특별한 묘약이 있지않을까 하는 요행심은 얼른 항복받아야 합니다.
뻔하고 단순한 답일수록 행하기는 어려운가 봅니다. 몰라서 안하는 게 아니라 알면서 못하니까요.
즉행즉답입니다. 행하면 곧 응답이 옵니다. 다시 말해서 행함 그 자체가 바로 답이라는 말입니다.
불을 끄려면 물이 필요합니다. 물을 끓이려면 불이 필요합니다. 물불을 가려서 용도에 따라 바로 가져다 쓰세요. 그냥 방치하면 불은 번지고 물은 차갑습니다.
법우님께서는 미운 사람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람을 미워하는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 본 것이고, 그 마음을 바로잡으려는 것이겠지요.
미움의 불은 찬탄의 물로 끄세요. 간단하지요?
너무 간단해서 싫은가요? ㅎ ㅎ ㅎ


‘찬탄하나이다. 부처님의 무한한 지혜와 용기와 능력을 갖고 있는 당신을....’
일단 입으로 자꾸 자꾸 외워보세요. 떠올리기도 싫은 그 미운 사람을 떠올리면서...


답은 드렸으니 이치를 밝혀보겠습니다.
내가 법당에서 예경모실 때 스스로 부처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을 뵙고 있기 때문이죠. 내 삶의 영역에서 자신이 무엇을 선택했는가는 자신 앞에 펼쳐진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미워하는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났다면 내 마음의 필름이 미움으로 각인되어 있는 것입니다. 마치 스크린에 영사된 그림은 필름으로부터 말미암듯이.
미움뿐만 아니라 시기질투나 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부정적인 마음에만 초점이 가있는 자신을 우선적으로 직시해야합니다. 스스로 마음의 눈이 좁아서 펼쳐진 모습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두 말할 필요없이 마음의 안목을 넓혀가야 합니다.
그 안목을 쫓아서 삶은 어김없이 펼쳐집니다. 자신을 개라고 생각한다면 개와 같은 인생이 펼쳐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남들도 개로 밖에 취급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의 눈에는 부처님만 보입니다. 온통 부처님세상입니다. 물론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으로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겉 모양이야 이전투구의 모습을 보이고 먼지나 오물을 뒤집어 쓰고 있을 수 있지만, 그 속을 꿰뚫어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자비로우신 부처님이십니다. 겉모양으로 보지 않으시고 우리의 참성품을 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금강경에 부처님은 육안(肉眼)도 있으시고 내지 불안(佛眼)도 있으시다고 하십니다. 세상의 모든 안목을 두루 갖추고 계신 것이고 마침내 모든 존재의 참성품을 꿰뚫어 보십니다.


이제 우린 선택해야 합니다. 삶의 최고가치로서의 생명의 본질을 말입니다.
두말할 나위 없이 부처님생명입니다. 그러기에 ‘나의 참생명 부처님생명!’을 가장 우선적으로 각인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참생명이 부처님생명임을 자각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을 부처님으로 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의 참생명이 부처님생명임을 새길수록 점점 더 부처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식견이 절로절로 열립니다. 점점 더 지혜로와집니다. 미운사람의 미운 털도 어느새 빠져버리고 문득 이쁜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당연하듯이 미운 사람의 태도도 어느새 바뀌게 될 것입니다.


이제 미운 사람과 미워하는 사람이 없어졌나요? 실제로 그 사람이 없어진 게 아니겠지요. 안목이 바뀐 것뿐이지요. 이렇게 내가 바뀌니 세상이 바뀐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직장은 가정과 더불어 대부분의 현대인들의 구체적 생활현장입니다.
한편 생존경쟁과 정글의 법칙이 작동하는 무시무시한 곳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요즘은 경영의 안목이 높아져서 덜 무서운 곳이 되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종교생활이란 측면에서 볼 때 직장이든 가정이든 생명의 활동이 끊임없이 펼쳐지는 구체적 현장으로서의 가치에 주안점을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생활이 힘들고 어렵고 삶을 피곤하게 하는 곳으로 전락한다면 각 개인에게는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이는 비단 개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사회전체에 파급을 미칠 것입니다. 그러므로 경영주의 안목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더 요청되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회사가 이윤을 극대화해야한다는 당면과제에 혈안해서는 한 개인의 삶의 가치에 염두를 둘 여력이 없을 것입니다. 회사가 직원의 참된 삶의 가치를 실현토록 하는 현장이 될 때 회사의 당면과제도 자연 성취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런 경영사례들이 많이 실증되고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어쨌든 한 인간의 실존적인 모습과 그 고뇌를 간과해서는 가정이든 회사든 사회든 간에 참된 의미의 이익은 있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 고뇌의 당사자에게 설법하십니다. 그 고뇌를 외면하거나 피하지 말고 과감히 마주하라고. 그리고 얼른 ‘나의 참생명은 부처님생명!’임을 선언하라고.
그러면 온 세상, 즉 가정국토, 직장국토, 사회국토가 온전히 극락정토일 것이라고.

나무아미타불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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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
2010.03.07
어렵네요 별로 마음에 안 와닿습니다. 찬탄해서 갈등상황이 해결됐던 님들 계시면 체험담 하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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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수
2010.03.07
안녕하세요 법우님.
메뉴'내가 바뀌니 세상이 바뀌네'에 가보시면, 여러 법우님들의 생활안에서 부처님법을 증명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