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수행의 길
-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2
고행苦行을 선택하다
자기를 갈고 닦아 스스로를 극대화해도, ‘나’라는 존재가 생사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체험한 싯달타는, 이제는 자기를 억누르기로 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인도에는 육신을 괴롭혀 도(道)를 얻으려는 고행주의자(苦行主義者)가 많았습니다. 자기의 확장이 괴로움을 불러온다는 것을 안 싯달타는 그래서 이번에는 자기를 괴롭히고 억눌러서 없애려는 고행주의를 택한 것입니다.
싯달타는 극도의 고행으로 자기를 괴롭혔는데, 기록에는 뱃가죽과 등가죽이 붙을 정도였으며, 하루에 삼씨 한 톨로 견디는 정도의 철저한 수행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죽음을 각오하면서 고행을 하는데 자기의 내면에는 ‘나’가 더욱 또렷해질 뿐이었습니다.
이는 혹독한 시집살이를 한 며느리가 자신의 며느리에게 시집살이를 대물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고생을 할수록 고생한 자기에 대한 보상심리가 더욱 치성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에 희생을 조장하면 반드시 미래의 댓가를 기대하게 됩니다. 만약 지금 괴로움을 택해서 미래에 행복을 보장받겠다고 한다면 이것이 바로 고행주의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행주의로는 지금 있는 행복도 누리지 못하며, 현재의 고생에 대한 보상심리로 인하여 언제나 내일에 대한 기대치만 높아갈 따름입니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에게 행복이란 늘 내일의 일이 되어버리고, 현재는 언제나 고통으로만 다가오는 것입니다.
마침내 인도 전역에 최고의 고행주의자로 이름을 떨치던 싯달타는 고행을 포기합니다. 고행은 끝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은 설산에서 6년을 고행했기에 부처를 이루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한 고행주의자가 위대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를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고행을 했기 때문에 위대하다고 한다면 이것은 인내력 시험에 불과합니다. 결코 인내력이 생사를 해결해줄 수는 없습니다.
만약 부처님이 고행을 해서 부처가 되셨다면, 고행을 한 ‘나’가 있는 것이고, 고행해서 깨달은 ‘나’가 남게 됩니다. 이 ‘나’가 있는 한, 끝내 생사(生死)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것은 말이 부처님이고 깨달음이지, 참다운 부처님이나 깨달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생사가 있으면 윤회(輪廻)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윤회를 벗어나지 못한 자를 깨달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깨닫는다는 말이나, 내 노력으로 깨달음을 이룬다는 말은 애초부터 성립되지 않습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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