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삶에 대한 의문
-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4
싯달타의 고민이 위대한 이유
지금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생존경쟁(生存競爭)과 약육강식(弱肉强食)이 벌어지고 있고,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 죽음의 공포에 떨며 살 수만은 없으며, 쳇바퀴 같은 인생 속에서 언제까지나 일희일비(一喜一悲)하며 살아갈 수만은 없다는 자각이 바로 구도심(求道心)입니다.
보통 구도심이라고 하면 특별한 것으로 생각한 나머지 스스로가 구도자(求道者)가 될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떤 특별한 존재가 나타나서 구제해 줄 것을 기대하게 됩니다. 이러한 그릇된 생각은 수많은 사교(邪敎)를 등장케 하는 토양이 되며, 스스로의 인생을 책임지지 않고 사주팔자나 따지고 부적 따위에 의지하는 현실 회피의 삶을 살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게 합니다.
부처님께서도 태자 시절에 세간의 공부를 익히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습니다. 실용적인 학문이나 삶의 쾌락을 열심히 추구했던 분입니다. 그러나 자기 내면의 문제, 결국은 죽고 사는 문제를 현실에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모순에 봉착하게 되자, 이러한 것들에 회의를 느끼게 됩니다. 현상계에서 즐거움과 만족을 찾으려는 노력은 그것이 성취되는 순간 이내 깊은 실망감으로 바뀌게 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늙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병들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까, 어떻게 하면 명예를 얻을 수 있을까… 어떤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 내 인생을 고정시켜 놓았을 때 어떤 것에 의해 규정된 ‘나’만 있게 될 뿐, 진정한 생명의 주인으로서의 나는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가?’
‘무엇에 홀린 듯 정신없이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맞을 수는 없지 않은가?’
싯달타가 위대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마주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나타나는 사물과 현상은 생로병사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생로병사의 문제를 마주하는 ‘사문유관’은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없으며 피해갈 수도 없습니다. 진정한 삶은 스스로를 마주하는 자만이 찾을 수 있음을 싯달타를 통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끝]
<부처님일대기 네번째, 출가(出家)의 진정한 의미 -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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