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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귀의란?

문사수 2009.09.07 조회 수 41206 추천 수 0

삼귀의란?


불교신앙을 한다고 하면, 한마디로 '귀명(歸命)'으로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보통 예불드릴 때 ‘지심귀명례’라고 하지요, 이 때의 귀명입니다.

불자라면 가장 먼저 ‘부처님께 귀명합니다’라고 해야합니다. 
이 말은 내밖에 따로 계신 훌륭한 인격자이신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말로 이해되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그 분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르침 자체에 의지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열반경에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고, 가르침인 법에 의지하도록 하여라.”라는 말이 나옵니다.
불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어떤 특정한 인격자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서 거기에 의지하는 것을
부정합니다. 즉 신앙의 대상을 내 밖에서 찾지 않음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씀입니다.

법(法)이란 무엇인가요? 근본 진리를 말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근본 진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가르침을 믿고 따르며 생활에서 실천하고자 노력합니다.
따라서 근본진리와 부처님의 가르침 그리고 그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자세 등이 모두 법입니다.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이러한 법을 의지의 대상으로 삼으라고 하십니다.
즉 내 밖에 있는 어떤 인격체를 의지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진리 그 자체를 의지의 대상으로 삼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서 점검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신앙의 방향이 내 안으로 향하느냐, 아니면 내 밖에 있는 어떤 것을 추구하는 것이냐를 항상 살펴야 합니다.
 
부처님 당시에 바카리라는 노비구가 계셨습니다.
그 분이 부처님을 모시고 공부하다가 병이 나서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 때 "내가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거룩하신 존안을 한 번만이라도 우러러 뵙고 세상을 떠날 수 있다면 여한이 없을텐데..”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아시고 바카리의 처소에 오셨습니다.
바카리는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나게 될 정도로 기운이 없었지만, 부처님이 오시자 예배드립니다.
그러면서 말씀을 올리기를,
“저는 이제 여한이 없습니다. 부처님의 거룩하신 모습을 뵙고 세상을 떠나게 되니,
그 이상 마음이 영광스러울 수가 없고, 이 이상 마음이 흡족할 수가 없습니다.”
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바카리야, 그렇지 않다. 이 늙어빠진 내 몸뚱이를 한번 더 보았다고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 이것도 머지 않아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마침내 화장에 처해지게 될 것이다.  
몸은 아무런 가치가 없으니, 부처의 몸을 본 것을 가지고 부처를 보았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부처를 본 자는 법을 보고, 법을 본 자는 부처를 본다.”
고 하셨습니다.

참으로 중요한 말씀입니다.
부처님을 뵈러 부처님을 모신 법당에 나간다고 하지만, 부처님을 본다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운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사람이 참으로 부처님을 보는 사람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말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사상이나 철학 또는 이데올로기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내 생명의 중심으로 삼아서 나의 일상생활을 지배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즉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겠다는 마음, 실현시켜 나가겠다는 결심과 노력이 따라와야 합니다.
이것이 구도심입니다. 
이러한 구도심을 가진 구도자들의 공동체가 승가(僧伽)인 것입니다.
그래서 ‘거룩한 승가에게 귀의합니다’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부처님[佛]께 귀의한다는 말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한다는 말이고, 부처님의 가르침[法]에 귀의한다는 말은,
부처님의 가르침 그 자체를 인생의 등불로 삼과 가는 구도심[僧]에 귀의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불법승(佛法僧보) 삼보(三寶)에 귀의하는 것이 불자들의 신앙생활의 근본인 것입니다. 
                                                                                      <문사수법회 회주한탑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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