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모시는 여여입니다.
과연 오늘 만나는 사람이나 상황을
내 기준에 맞출 수 있을까요?
구하는 자와 구하는 대상이라는
대립구도로 설정하고 있는 한,
편안한 상태가 벌어질 리 만무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모순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그대로 둔 채 만나는 사람이나
상황이 자기 입맛에 맞기만을 기다리더군요.
어제 아무리 맛난 음식을 먹었다고 해도
오늘 혓바닥의 변덕스러운 요구를 잠재울 수 없을 겁니다.
또 온 집안 가득 번쩍이는 가구를 들여놓다보니
좁아진 거실에 불만이 폭발합니다.
그렇습니다.
바깥의 상황은 결코 바뀌지도 않고 바꿀 수도 없습니다.
아니,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나 이외의 너를 내식으로 바꾸려고 하는
어떤 시도도 실패합니다.
내가 있음으로써 너라는 상대적인 존재와 만납니다.
따라서 나 밖에 따로 바뀌어야 할 사람은 없습니다.
바뀌어야 할 딸이나 바뀌어야 할 며느리나 바뀌어야 할
회사나 바뀌어야 할 나라가 먼저 있는 게 아닙니다.
내가 바뀔 때 자식이 바뀝니다.
내가 바뀔 때 학교가 바뀝니다.
내가 바뀔 때 사회가 바뀝니다.
이렇게 내가 바뀔 때 세상이 바뀝니다.
저쪽이 바뀌길 바라는 그 마음이 지옥이고
아귀이며 축생이기에 나로부터 바뀔 뿐입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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