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두들 힘들다고 아우성이지만, 제가 이제 부처님생명임을 알고 나니 힘들다고만 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렇게 조심스럽게 말씀을 꺼내시는 분은, 요즘 법회에 아주 열심히 참여하시고 정진 또한 거르지 않으며, 열심히 염불정진을 하시는 남기표 법우님입니다.
예순을 훨씬 넘긴 나이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늦게 배우는 불교 공부에 날로 재미가 붙어, 자나깨나 오로지 경전 공부한 법문내용을 새기며 나무아미타불 염불 속에서 생활하십니다.
남법우님은 약국을 운영하는데 손님을 맞을 때마다 문사수법회에서 공부한 부처님의 말씀을 그대로 대입하여 손님을 맞으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전에 나는 장사하는 마음으로 오로지 돈 벌 생각으로만 약국을 하니 손님이 오면 돈으로 보였어요. 그래서 손님이 오면 미리 마음속으로 얼마나 팔아주려나, 혹은 또 약값을 깎으면 어떡하나 하는 염려를 하였지요. 그랬더니 손님 또한 그 마음을 아는지 약값을 깎고 약에 시비를 붙였지요.
또한 혹 그동안 손님이 오면 어떡하나 싶어 화장실 볼일도 마음대로 못 보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먹고 있으면 꼭 그렇게 됩니다. 자리 잠깐 비우면 그때 손님이 다녀간단 말입니다. 그러면 또 ‘아휴, 큰 고객이었으면 어떡하나’ 싶어 마음이 내내 찜찜했습니다.”
그리고 밝게 웃으시며 다시 얘기를 계속하십니다.
“그런데 지금은요, 손님을 나에게 보시할 기회를 주러오시는 부처님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건성으로 말로만 인사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히 진심으로 우러나는 참말로 정중하게 ‘안녕하세요’라고 하면서 손님을 맞습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내 이익을 챙기려고 약을 파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손님에게 필요한 약을 권하고 얼른 쾌차하시길 마음속으로 기원합니다. 그렇게 하니까 손님들이 약값에 상관하지 않고 권하는 대로 가져가고 절대 시비가 없습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이젠 약국에 들어서는 모든 분들이 다 반가우시다며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예전에는 잔돈을 바꿔달라고 하거나 물을 달라는 애들이 그렇게 귀찮을 수가 없었어요. 지금 가만히 생각하니 나에게 보시할 기회를 주러온 감사한 부처님들인데 몰라보고 나 스스로 그 기회를 잃어버렸던 겁니다. 그렇게 참생명을 잃고 산 지나온 세월을 생각하니 마치 실성한 사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참생명의 광명을 찾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요즘 IMF 여파로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호소하는 손님들이 많아졌다며 모두가 망령되이 살아서 그런 것이 아니냐며 진단을 내리십니다.
“살기가 힘들다고 하는 것은 베풀 줄을 몰라서 그러는 것입니다. 꽉 쥐고만 있으려니 힘들죠.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는 마음을 버리고 베풀려는 마음을 낸다면 요즘 같은 시기가 아마 더 없이 좋은 기회일 것입니다. 어차피 우리는 다 살려지는 것 아닙니까? 손님이 한 분 오셔도 감사하고 두 분이 오시면 더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하니, 물론 예전보다 경제적으로는 어렵지만 그래도 마음은 더욱 넉넉합니다.”
남법우님은 손님들에게 담배냄새나 입냄새를 제거할 수 있는 양치 약을 만드셔서 돈을 받지 않고 그냥 나누어주시는데, 그것이 바로 사랑의 묘약입니다.
또 예쁜 연꽃 사진을 보시고는 다른 법우님댁에도 연꽃들이 피었으면 좋으시겠다며, 그 사진을 복사하고 코팅까지 하여서 나누어주십니다. 이런 좋은 문구를 같이 적어서 말이죠.
“眞如 本無塵存(참생명의 세계는 본래 번뇌 티끌이 없다)”
저는 이 말은 실체와 없는 번뇌를 괜히 붙들고 있을 게 아니라, 그냥 부처님생명으로 살면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남법우님은 다른 법우님들의 본보기가 될 만큼 염불정진에 게으르지 않은 분입니다. 정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정진의 위력에 대해서 스스로도 너무 놀랐습니다. 자꾸 정진을 하니까 마음의 빗장이 열려져서 모든 손님들이 부처님으로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저러한 분별심(分別心)에서 벗어난다는 것입니다. 손님의 모습에 따라 분별하고 차별하던 마음이 없어지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신심명(信心銘)이라는 책에 육진(六塵)이라 해서 여섯가지 감각기관(眼·耳·鼻·舌·身·意)을 통해 망상이 일어나는 것을 경계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분별과 편견을 놓고 나니 그대로 연화장 부처님 세상입니다. 허허허.”
새색시마냥 수줍게 연꽃사진을 내어놓으시는 모습이 아무 때도 묻지 않은 천진불의 모습입니다.
이 연꽃사진을 들고 돌아서는 저에게 마지막 한 말씀도 잊지 않으십니다.
“지금 이 생활이 그대로 꿈인데 이 꿈속에서조차 또 꿈을 꿉니다. 얼른 꿈에서 깨어야 하겠습니다.”
취재 정리:강은자 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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