如是我聞
............월행 박정순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
이종심신(二種深信, 두 가지 깊은 믿는 마음)에 대한 법문으로
첫째 기(機)의 심신 - 현재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둘째 법(法)의 심신 - 법을 완전히 믿고
법에 의지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졸업사진을 돌려보면서도 자기가 잘 나오면 그 사진은
잘 찍은 사진이라 하고, 자기가 잘 못 나오면 그 사진은
잘 못 찍은 사진이라고 하는 게 우리들입니다.
20여년 만에 새로이 일을 하게 되어
매일 저녁밥을 먹는 학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배식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식단이 있을 때면
환호하는 아이들과, 자신들의 기호에 맞지 않다고
여기는 날에는 인원이 현저히 줄어드는 모습들을
대하면서 나를 바라보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입에 끌리는 음식만을 취하려는 많은 학생들을 대하면서
처음에는 분노하는 마음들이 막 올라왔었습니다.
그다음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다가 제 풀에 포기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그들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뀌는것이였습니다.
“이러이러한 음식을 먹어야 옳은 것이다”라는 근거는
누가 마련한 것인지, 그 근거는 정말로 올바른 것인지···
음식을 공급하는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안 먹는 것에
화가 난 것이지,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음식으로
우리보고 먹으라고 한 것이냐고 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내게는 날마다 파도처럼 선지식으로 다가옵니다.
포기할 것인지 이해할 것인지 순전히 내 몫으로 남아있습니다.
내 안에는 오늘도 탐·진·치가 가득합니다.
스스로에게 내 참생명이 무엇인지를 질문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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