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삶을 살아가면서 항상 행복을 원합니다. 하지만 그 행복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우리들에게 허락해주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늘 주신 말씀은 ‘너희들은 행복 속에 살고 있다’ 는 법문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행복을 추구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이미 우린 행복 그 자체로 살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금강경 제 2분을 모시겠습니다.
그때 장로 수보리가 대중 가운데 있더니 곧 자리에서 일어나 바른쪽 어깨에 옷을 벗어 메고, 바른쪽 무릎을 땅에 꿇으며 합장 공경하면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들을 잘 호념하시며 모든 보살들에게 잘 부촉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막삼보리심을 일으키오니 마땅히 어떻게 머물며, 어떻게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합니까?
수보리 존자는 부처님보다 훨씬 연배가 많으신 분이죠. 이 분이 늘 그렇게 부처님 모시고 정진하다가 오늘 문득 부처님으로부터 이렇게 희유함을 본겁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앉아있는 대중들을 대신해서 당신이 짐짓 질문한 것으로 금강경의 법문이 현현되어진 것입니다.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들을 잘 호념하시며 모든 보살들에게 잘 부촉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불교 공부에 있어서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선호념(善護念)>입니다. 잘 호념 하는 겁니다. 발심을 해서 삶을 살아가는데 매번 자기 뜻대로 이루어진 일이 어디 한 순간이라도 있겠습니까? 늘 장애가 있고, 늘 걸림돌이 있고, 늘 비난이 있고 늘 여러 가지 문제가 항상 직면해 있는 겁니다. 그럴 때마다 그 발심에서 퇴전치 아니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묵묵히 걸어 나가는 이, 보살을 부처님은 참으로 잘하고 있고 참으로 기특하다 하십니다. 이렇게 부처님의 호념이 항상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앉아 계신 여러 법우님들에게도 이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은 다 무엇 때문인가? 부처님의 호념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일요일을 맞이해서 얼마나 경우의 수가 많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법문 듣기 위해 가야해!’ 라고 이 마음을 곧추 세우고 법당을 향해서 이렇게 오는 것. 그것을 부처님은 기특하게 여기고 항상 여러분을 격려하고 칭찬해 마지않습니다. 그 칭찬의 힘으로 여기 이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이고 이것이 부처님의 호념입니다.
그럼 호념의 의미가 보살의 입장에선 무엇인가?
그것은 세 가지의 마음가짐을 지니는 겁니다.
첫째는 지(止)입니다. 그칠 지(止). 멈춰야 합니다. 도대체가 밖으로 향해가는 나의 이 관심, 밖으로만 향해가는 이 마음을 멈춰야 해요. 멈추지 아니 하고서는 여러분들이 여러분의 마음을 잘 챙길 수 없는 겁니다.
멈추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느냐? 보이는 겁니다. 어느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책이 있는 데, 그 분이 창작해서 만든 말이 아니라 부처님 말씀입니다. 멈추세요.
멈추면 뭐가 보입니까? 남이 보이는 게 아니라 내가 보이는 겁니다. 내가 화를 냈던 것이 무엇이었나? 자기가 화를 내고 있는 자기를 보는 거예요. 자기가 욕심이 나서 끊임없이 뭔가 바라고 있는 그것에 자기를 보는 거예요. 자기를 봤을 때 우린 스스로가 참회하게 됩니다. 보지 않고서는 자기의 생명의 가치가 어디에 머물러 있는가를 우리가 결코 알지 못한다.
멈추지 않고서는 결코 자기를 만날 수가 없는 겁니다. 그게 정(定)입니다. 선정(禪定)할 때 정입니다. 이렇게 자기를 보게 되면 비로소 어떤 상황이 펼쳐지느냐 하면, 주(住)- 머무를 주, 머무르게 됩니다. 이때 주는 안주입니다. 그러니까 멈출 줄 알고 볼 줄 알면 어디를 가나 안주하는 거예요. 법당에 오면 법당에 안주하는 거고, 버스를 타고 가면 버스 속에 안주하는 거고, 가정에 있으면 가정 속에서 안주하는 거고, 직장에 가면 직장에서 안주하는 겁니다. 이렇게 안주할 때 비로소 생명의 가치는 무한히 창조되어질 수 있는 겁니다.
우리가 남과 소통하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가 안주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나는 멈추지 못하면서 남이 멈춰주길 바랍니다. 자기는 볼 줄 모르면서 남이 자기를 예쁘게 봐주길 바라요. 그러니 그가 머무르는 곳마다 그는 늘 안주하지 못하는 겁니다. 이 안주는 다른 말로 얘기하면 안심입니다. 어딜 가나 늘 안심입니다. 그러니까 호념이란 늘 안심하고 사는 겁니다.
이 안심의 이면에는 부처님이 늘 나를 격려해주고, 늘 나를 보호해주고, 늘 나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는 거예요. 내가 편하게 거처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는 기본 베이스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편하게 여기에 있는 겁니다. 우리 마음에 본래 본향에 여러분들이 정주했을 때 우리는 어떤 윤회에도 얽매이지 아니하고 안심하는 겁니다.
그러면 이렇게 호념해 주시면서 한편 부처님은 우리에게 무슨 준엄한 명령을 주고 계십니다. 그것은 모든 중생들의 이익과 안락과 평화를 위해서 헌신하라는 겁니다. 그게 부처님의 부촉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사는 삶의 존재의 이유는 뭐냐? 내가 어떻게 사는가? 내가 왜 공부하고, 내가 왜 일을 하고, 내가 왜 이 사회 속에서 이 한 몸을 던지고 사는가? 나의 명예와 성취 그리고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그렇게 살라고 능력을 주는 게 아니라, 오직 중생들의 이익과 안락과 평화를 위해서 헌신하라는 겁니다. 그게 부처님이 보살에게 주신 소임이에요. 그게 부촉입니다.
제가 어제 음식점에서 공양을 하고 나오는데 20여명 되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무슨 약장수라도 왔나 하고 보니까 겨우 한 달이나 될까한 식당 집 강아지가 끈에 매달려 있는데 사람들이 가서 웃고 있어서 도대체 왜 그런가 하고 봤는데 굉장히 못생긴 똥개였어요. 개중에도 그렇게 못생긴 개는 처음 봤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그 강아지를 보고서 이렇게 못생긴 개가 있나 하면서 보고 있어요. 그런데 개는 좋아서 꼬리를 흔들고 있어요. 그것을 보면서 누가 만족하고 있는 것인지... 개가 만족하는 것인지, 사람이 만족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여러분들은 만족하십니까? 무엇으로 만족하십니까? 안심했을 때 만족입니다. 그 개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내년 이맘때쯤이면 그 자리에 있으리란 보장이 없어요? 다음해의 복날에 몸을 잘 부지할 수 있을지 몰라서 축원해주고 왔어요.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십념을 해주고 ‘다음 생은 부디 강아지 몸을 벗어서 공부하는 인생으로 태어나거라!’ 이렇게 진심으로 축원해주고 왔어요. 왜? 보살은 그렇게 부촉을 받았으니까 축원해주고 와야죠.
우리 공부하는 불자들은 그렇게 호념하고 그렇게 부촉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살 때 여러분들이 만족하고 사시는 겁니다. 이런 마음을 살고 있는 사람이 뭘 새삼스럽게 세상의 무엇을 더 구하고, 세상의 무엇에 더 집착하고 거기에서 희비를 나누고 일희일비하며 살아가겠습니까?
오직 늘 부처님의 호념 속에서 충만 되어 있는 기쁨, 늘 그 속에서 자비가 늘 넘실거리는 부촉을 실현하는 불자의 삶을 살아가시길 축원 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문사수법회 명성법사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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