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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예불문4] 가치를 가치답게 모신다

문사수 2014.02.17 조회 수 27600 추천 수 0

정토예불문 강의(4)

가치를 가치답게 모신다

 


인간이란 존재는 누구나 자기 인생의 가치를 실현시키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찾고, 그것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 인생이다,’라고 정의하더라도 가히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그 가치를 돈으로 삼을 수도 있겠고 혹은 명예나 어떤 욕구충족 등으로 삼고 살아 갈 수도 있습니다. 소위 세속적 가치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가치의 속성은 상대적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천만 원이 있는데 십억 가진 사람 앞에 가면 아주 작은 가치일 뿐입니다. 그래서 천만 원 자체의 가치를 누리기보다는 오히려 상대적인 박탈감에 빠지게 될 수 있으니 가치실현과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이런 세속적 가치 기준들을 쫓다 보면 마음이 황폐해집니다. 세속적 가치들에 너무 끄달리다 보니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게 되지요. 그래서 각자의 가치관이 다 다르고, 주장이 다르고 또 관심사가 다르다 보니까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정말 그 가치 중에서 제대로 된 가치, 누구나 다 공유할 수 있고, 누구나 다 공감하고 상대적이지 않는 가치를 찾아야만 합니다. 이를 절대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이런 절대가치를 세 가지 보배라고 표현합니다. 그 보배는 누구나 다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이며 그렇기에 절대적인 가치입니다. 이를 삼보(三寶)라고 합니다.


 

불보(佛寶) 즉 부처님, 법보(法寶) 즉 진리의 가르침, 그리고 승보(僧寶) 즉 신앙공동체로서의 상가(sangha)입니다. 그래서 불자는 반드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절대적인 가치를 실현하여서 보편적인 가치로 증명하는 삶이 불자의 삶입니다. 이 삼귀의는 우리가 지금 공부하는 예불문의 가장 중심된 내용입니다.


 

부처님[佛, Buddha]은 '깨치신 분'을 일컫는 말입니다. 무엇을 깨치셨는가? 바로 진리입니다. 진리 즉 법(法, Dharma)을 깨치신 분이 부처님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과 법은 분리될 수가 없습니다. 또한 법은 진리 그 자체임과 동시에 부처님의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불교(佛敎)입니다. 동어반복적인 얘기가 되겠지만 무엇을 가르치시느냐 하면 법(法)을 가르칩니다. 그렇다면 왜 가르치는가? 여기에 불교신앙의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부처님이 되게 하기 위해서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이렇듯 부처님이 되고자 법을 배워가는 구도자들을 승(僧, Sangha)이라 하는 것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이 세 가지 보배가 각기 다른 것 같지만 지금 살펴본 바대로 법(法)을 중심으로 하나가 됩니다. 다시 말해서 법을 깨쳐서 부처님이 되시고 법을 배워서 부처님이 되는 종교가 불교인 것입니다. 이것이 불교가 지향하는 최고의 가치 체계인 것입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예불문 본문에 다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至心歸命禮 三界導師 四生慈父 是我本師 釋迦牟尼佛


 

삼계(三界)의 스승이시고 사생(四生)의 자비로운 어버이이시며, 곧 나의 근원적인 스승이신 석가모니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자리에 돌아가 예를 올립니다

.


 

지심귀명례의 지심 즉 지극한 마음이란 어떤 마음일까요?


 

우리는 잘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아마 언젠가 한 번쯤은 지극한 마음을 내었을 것입니다. 한번 뿐만 아니라 여러 번 가졌을 겁니다.


 

옛날에 어느 농부가 평생 농사만 짓다가 목숨이 다해서 염라대왕 앞으로 갔습니다. 염라대왕이 그 농부가 어떻게 인생을 살았나 하고 업경대에 비춰보니, 농사밖에 지은 게 없어서 극락에는 못 가는 줄 알았는데 극락에 갈 인연이 하나 발견된 것입니다. 그게 뭔가 하고 보니, 어느 날 평소 때처럼 땀 흘리면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갑자기 마른하늘에 벼락이 쾅! 친 겁니다. 그때 그 농부가 너무 놀라서 무심결에 ‘아이고 나무아미타불~~’을 불렀다는 거죠. 이때 나무아미타불 한 번 부른 공덕으로 극락세계 갔다는 것입니다.


 

아마 그 순간처럼 아무 생각 없이 간절하게 나무아미타불을 불렀던 그 마음이 바로 지심이 아닐까요? 지심이란 정말 앞 뒤 안 재고 그냥 순일하게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열반경에 ‘눈썹에 불 붙은 듯이’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또 ‘사형수의 마지막 밥상’ 이란 표현도 있습니다. 앞뒤 재지 않고 그냥 오롯한 마음 상태가 느껴지는 표현입니다. 이게 바로 지심의 마음입니다.


 

귀명(歸命)이란 목숨자리에 돌아가 의지한다는 말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내 목숨을 건다는 말입니다.


 

이렇듯 마음과 목숨을 통째로 바쳐서 예를 올리는 게 지심귀명례입니다. 누구에게 지심귀명례를 올리나요? 삼계도사이시고 사생자부이시며 사아본사이신 석가모니부처님께 예를 올린다는 말씀입니다.


 

삼계(三界)란 이 세계를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는데, 욕계(欲界) · 색계(色界) · 무색계(無色界)가 그것입니다. 욕계는 욕구, 욕망, 본능 등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세계입니다. 쉽게 말하면 어떤 에너지장이라고 할까요? 반면 색계는 물질로 이루어진 세계입니다. 에너지가 물질로 형상화된 세계입니다. 물질의 세계가 좀 차원이 높아요. 생각이 구체적으로 실현된 게 물질의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색계는 욕구도 물질도 아닌 순수한 정신의 세계를 가리킵니다. 즉 삼계는 우리 생명이 살아가는 전 영역, 즉 정신과 물질을 통 털어서 유정(有情) 무정(無情)을 포함한 온 우주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삼계의 도사이신 석가모니부처님은 온 우주의 모든 영역에서 중생들의 길잡이가 되어 이끌어주시는 스승이라는 말씀입니다. 좀더 의역하면 우주의 법칙 자체라고 할까요? 우주적인 흐름을 이끌어 주시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또 사생의 자부이십니다. 사생(四生)이란 생명이 태어나는 모습에 따라 네 가지로 분류한 것입니다. 태(胎)로 나는 것 · 알로 나는 것[卵난] · 습(濕)기에서 나는 것 · 변화해서 나는 것[化,화] 등입니다. 우리 인간들은 포유류로서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화자찬합니다만 부처님께서는 영장류뿐만 아니라 미물 중생까지 다 포함하는 모든 생류들을 자식처럼 기르시는 자비로우신 어버이가 되신다는 말씀입니다.


 

또한 우리의 가장 근본이 되는 스승님이십니다. 어버이는 나서 기르시지만 스승은 가르쳐서 기르십니다. 이렇게 우주의 원리에 맞춰서 이끄시고 기르시고 가르치시는 분이신 석가모니부처님께 첫 번째로 지심귀명례를 올리는 것입니다. <계속>

 


<문사수법회 정신법사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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