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습니다.
이 비가 그치면 선선한 가을이 오려나요.
요즘 더운 날씨엔 낮에 활동하기가 어려워
가끔 이른 아침에 짬을 내어 산책을 합니다.
한여름 아침 산책길....에 만나게 되는 맥문동 꽃이 반갑습니다.
녹색잎에서 솟아오른 보라색 꽃...이 하나둘이 아니라 연이여서 펼쳐집니다.
자세를 낮춰 꽃에 시선을 맞추면 온통 황홀한 보라세상이 됩니다.
한 20여년 전,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에서 이 보라색 꽃을 처음 만났습니다.
한여름에 핀, 이름도 모르는 보라색 꽃이 참 신비로웠지요.
이름을 물어볼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신비로운 꽃이 이 길에 있구나 했지요.
그후 어쩐 일이지 그 꽃이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길가 가로수 아래, 공원 산책길, 또는 멀리 여행길에 들은 숙소 정원에서도...
그 숙소 주인이 그러더군요.
"이 꽃은 한약재료로도 쓰이는 맥문동인데, 좀 비싸요~.
그런데 서울 가니까 가로수 아래에 온통 이 꽃이 심어져있더라구요?"
처음 알았습니다. 그 꽃의 이름을~ㅎㅎ......
지금도 메타세콰이어 길에 맥문동 꽃이 만발했을까요?
예전엔 여름마다 법회에서 열리는 '여름수련회'에 가면
새벽 예불을 마치고 경행을 나갔습니다.
법당에서 메타세콰이어 길까지...
경행 후에 산책과 아침 체조도 하면서 한산하고 멋진 그 길의 분위기를 만끽했지요.
복잡해진 지금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아침 산책길에서 만나는 이 보라색꽃을 보며 수련회의 추억에 잠겨봅니다.
집중염불, 찬탄염불, 부촉염불...
담양에 널려있는 여러 정자로 떠나는 탐방길...
울력도 법담도, 한가한 망중한까지 모두 어울려 함께 하는....시간들...
한여름에 흠뻑 흘리는 땀이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시원했습니다.
이 뜨거운 여름날 이른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맥문동꽃이
그저 반갑고 기분이 좋아져서 사진 몇장 올려봅니다.
나무아미타불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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