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모시는 범활입니다.
벼 수확도 보리파종도 마치고, 근심스럽던 콩 수확도
마쳐서 올 농사는 원만하게 잘 마무리 됐습니다.
본격적으로 농사 짓기 시작한지 십여 년이 지났으니
초보농부가 아닌데도, 여전히 농사를 짓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릴 적 어른들이 공부 못하고,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농사나 지으라고 겁박하는 말을 많이 하셨습니다.
농사를 낮춰보며 하시는 말입니다.
헌데 실제 농사 지어보니 맞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이여야 이치에 맞게, 때에 맞게
농사 지으며 믿고 기다리며 소출결과를 받아들이는
지난한 일이 농사입니다.
법문 듣던 내용을 온몸으로 부딪치며
문사수聞思修하는 시간들이 농사일이었습니다.
자연에 해가지 않게 농사 지으려면
지혜로운 사람이라야
만생명이 조화롭게 농사 짓게 됩니다.
여러 농서(農書)와 선지식 찾아가며 배웠던 것들도
농사에 실제 적용해보면 많은 시행착오가 생기고,
결과가 나오는 기간이 1년 단위이니
긴 호흡을 유지하면서 염불하며 구도행 하듯
농사지어야 합니다.
슬기롭고 부지런한 이가 농사지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이상기후가 더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농부는 어찌할 수 없는 천재지변에 많이 노출됩니다.
그렇다고 자연재해가 무서우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
인간이 지은대로 재해가 오는 것이니 전면수용 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생명이 있는 것은 고난이 있어야
튼튼해집니다. 가물기도 하고 거름기도 적어야
뿌리도 잘 뻗어나가고 튼실해집니다.
자연재해에도 견뎌내는 생명력 강한 농작물을 길러내
많은 분들에게 원기를 채워주는 농작물을 생산하고
그 속에서 대지의 생명들과 공존하며 농사짓는
지혜로운 농부가 되길 발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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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열
2021.12.10지혜로운 농부 범활법사님을 찬탄드립니다! 고난과 인내와 염불 속에서 지어진 공양미 덕분에 매일 원기를 채워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