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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일대기] 녹원전법상(1)

문사수 2013.04.20 조회 수 30371 추천 수 0


7. 가르침을 전하다
       _ 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 1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중생들이 본래부터 여래의 지혜 덕상을 다 갖추고 있음을 깨치신 것이다. 다만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혜덕상이 제대로 드러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시고 개탄하신다. 그러나 당신께서 깨치신 법을 세상에 나가 설법해도 알아들을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혼자 열반에 들겠다는 생각을 하신다. 그 때 범천이 부처님께 세상에 나와 중생들을 교화해주실 것을 세 번이나 청하시자 부처님께서 교화를 시작하신다.




성불(成佛)은 한번 이루고 마는 완료형이 아니라, 중단 없는 진행형입니다. 또한 특별히 추구하는 목적격이 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예전에 내가 어떠한 존재였다’거나, 또는 ‘내일부터 나는 무엇을 할 거야’ 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오늘의 삶에서 내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것이지, 과거의 삶이 비참하였든 영광되었든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자리에서의 나의 참된 생명가치를 실현하겠노라’ 결단하는 것이 성불의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범천의 권청



깨달음은 보편적으로 가능한 사실
이지, 어떤 특별한 조건을 갖춘 사람만의 것은 아닙니다. 싯달타가 깨달았다고 하는 것은 우리도 깨달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싯달타만 깨달았다고 한다면 우상 숭배가 되어버립니다.



일반적으로 ‘나는 모자라고 못난 중생이니까 열심히 정진하여 부처가 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기 스스로를 특정한 상태로 규정해버린 사람은 그 속에 갇혀서 끝내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노래를 못한다는 사람은 노래를 하지 않으니 더욱 못하게 되고, 그림을 못그린다는 사람은 안 그리게 되니 더욱 못그리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싯달타의 출가 이유는 죽음을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육신이 ‘나’라고 한다면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맞습니다. ‘태어난 모든 것은 죽음을 벗어날 수 없다’는 명제는 보편적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처님께서 죽음을 해결했다는 것은 결코 육신이 내가 아니며, 육신은 인연 따라 만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으셨다는 것입니다.



육신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나의 모든 행위, 선택 등도 모두 인연 따라 벌어집니다.
부모님의 딸이었다가 결혼해서는 딸을 둔 엄마가 되고, 학창시절에는 학생이었다가 졸업하여 직장인이 되고, 운전석에서 운전할 때는 운전수였다가 차에서 내려 걸어가면 행인이 되고… 이처럼 그때마다 인연 따라 역할이 달라지는 것이지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면, 그때마다 인연의 주인이 되어 사느냐, 인연에 끌려가며 사느냐의 차이입니다.



부처님께서 이처럼 실체로서의 ‘나’, 고정된 ‘나’가 없다는 것을 깨달으신 후, 이 미묘한 법을 설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이 법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알아듣기는커녕 오히려 법을 비방하지는 않을까? 만약 비방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면 그들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는 것이 아닌가?’



이것을 염려하고 계실 때 범천(梵天)이라는 신이 부처님께 권청(勸請)을 합니다.
범천은 브라흐마(Brahma)라고 하며 인도인들은 세상을 관장한다고 여기는 신입니다. 범천이 상징하는 바는 당시의 사람들이 모두 동의하고 있는 우주관, 인생관이며 모든 처세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범천이 현신하여 세 번을 청하였다고 합니다. 불가(佛家)에서 청법을 할 때 세 번을 청하는 예가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범천의 권청을 들으시고 부처님께서는 모든 생명은 본래 완전한 부처님생명으로 태어났음을 가르쳐주기 위해 전법을 떠나십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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