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듣기
 

믿으십시오!

문사수 2011.05.20 조회 수 29053 추천 수 0

 믿으십시오!

중앙박물관에서 였습니다.
 미륵반가사유상(彌勒半跏思惟像)으로 널리 알려진 보살의 자태에 넋이 빠져서 턱을 괸 채로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아하! 가르침의 실상이 저것이구나!"하는 강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미륵보살의 손가락 모양과 미소는 천 년 전의 것이 아니라, 지금 나의 엄연한 현실임을 시사하고 있었습니다. 손가락을 탁하고 튕기는 순간 [彈指之間] 마다가 인생의 모든 것일 따름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손가락 튕기는 사이에 우주가 생성되고 소멸됩니다. 사람이 죽고 삽니다. 이 시간을 잴 수 있겠습니까? 설사 잰다고 해도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와 같이 우리의 삶은 순간순간마다가 귀중한 시간과 공간에 자리할 따름입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에 벌어지고 있는 일을 가지고 생사가 어떻다느니, 즐겁다느니 또는 슬프다느니 또 어떤 사람은 서운하다느니 고맙다느니 하는 평가를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힘에 겨운 날들의 연속입니다. 스스로 말입니다.
 억지로 하려니 힘이 달리는 것입니다.
 심호흡을 하려니 힘이 들어가고, 열심히 잘 살아보려니 힘이 들어갑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나를 중심에 놓고 세상을 감당하려고 하니, 언제나 제 힘에 부치는 것입니다. 
 인생 자체는 본래 어려운 것이 아닌데, 어렵게 살아가는 인생만이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부처님을 만난다고 할 때, 특히 생각해야 될 것은 믿음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믿는다고 하는데, 무얼 믿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불자(佛子)는 한 마디로 말해서 자신이 부처님생명임을 믿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부처님생명을 빼놓고 또 다른 어떤 것이 있다고 하는 불교신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있지 않습니까, 돈이 먼저 있어야 됩니다."
 "하지만 있지 않습니까, 내 자리가 우선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런 마음이 있는 한 아직 부처님생명임을 믿지 않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가 믿는다고 할 때, 너와 나의 대립이 있는 한 아직 믿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 사람이 믿는다고 말을 할지언정 진실로 믿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묘한 지혜 의지하여 
 발원하는 정성까지 간절한 사람
 이 사람은 보리도를 향해 가서
 온갖 것을 아는 지혜 모두 이루리
           -- 화엄경(華嚴經) --

 이 약속을 믿으십시오.
 보리도(菩提道)란 우리 궁극적인 참생명이 성취된 깨달은 세계입니다. 이미 그것을 향하고 있고, 확인하고 있는 사람이 살아가는 자리에서는 하지 못할 바가 없습니다.
 때문에 참으로 부처님생명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이 자리하는 곳마다에는 화엄(華嚴)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입니다.
 화엄이란 온갖 꽃들이 제 나름대로 절대가치를 갖고 세상을 장식하였다는 뜻[잡화엄식(雜華嚴飾)] 아닙니까?
 벚꽃, 장미꽃, 나팔꽃 등 이름을 갖고 있거나 없거나 관계없이 온갖 꽃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장엄된 자리가 화엄의 세계입니다. 어떤 꽃이 더 예쁘다거나 어떤 꽃이 더 크다는 것은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또 어떤 꽃의 가격이 더 비싼가 하는 것은 부질없는 잣대에 지나지 않습니다. 남들이 봐서 추하다 아름답다가 아닙니다. 그 자체로서 완전한 생명의 꽃들입니다.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서 부처생명인 최고의 생명가치인 부처님생명인 것입니다.
우리는 새삼스레 부처가 되는 게 아닙니다. 이미 부처인 내가 부처로서 살아가면 그만입니다.
 "나는 부처님생명이다. 나는 무한 광명·무한생명 그 자체인 무한능력자이다."
 이것만이 법우의 진실입니다.
 믿으십시오!

                                                                                                                        <문사수법회 여여법사님 법문>



중앙법당봉축일P1090273.JPG 

 


 

0개의 댓글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대중법문] [종료 : 5월, 첫째주 대중법회] 자유(自由)는 자재(自在)로부터 말미암는다 - 정신 법사 문사수 2023.02.12 2468
행복幸福한 항복降伏_(2) 문사수 2011.07.02 38201
행복幸福한 항복降伏_(1) 문사수 2011.07.02 31530
나무南無와 자유自由 문사수 2011.06.22 24140
‘나-너’ 대립으로는 진정한 행복 못 누려 [무량수경15] 문사수 2011.06.14 27156
법을 청한다는 것은 문사수 2011.06.10 24369
괴로움의 정체 문사수 2011.06.04 27104
깨침의 의미, 믿음의 공덕 1 문사수 2011.05.25 27258
믿으십시오! 문사수 2011.05.20 29053
불법을 듣는 자세 문사수 2011.05.15 24230
오직 만족으로 오신 부처님 문사수 2011.05.04 27309
자기 위주의 자비는 독약일 뿐이다 [무량수경14] 문사수 2011.04.30 31218
불자는 만복의 주인공 문사수 2011.04.26 24024
정진으로 생명의 깃발을 올려라 1 문사수 2011.04.14 27957
불자의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가? 1 문사수 2011.04.01 26201
‘南無’는 범부로 살수 없다는 참 생명 절규 [무량수경13] 2 문사수 2011.03.28 28322
순·역경계 함께 안고 사는 게 삶의 실상[무량수경12] 1 문사수 2011.03.22 29849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 문사수 2011.03.20 27280
태양은 스스로 뜨겁고 밝음 구분 않는다 [무랑수경11] 문사수 2011.03.10 34004
종교를 신앙한다는 것 문사수 2011.03.09 24479
상대적 가치관 무너진 후 열린 세계가 정토 [무량수경10] 1 문사수 2011.02.27 277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