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듣기
 

칭찬에서 시작되는 예경제불

문사수 2011.02.17 조회 수 35119 추천 수 0
칭찬에서 시작되는 예경제불

모든 부처님은 어디에나 꽉 차 계십니다. 그렇다면 어디에나 계신다는 부처님은 어떤 모습으로 계실까?  궁금합니다. 금강경에서 수보리 존자가 우리의 의문을 대신해서 부처님께 여쭙니다.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는 몸 모양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못 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몸 모양으로써 여래는 볼 수 없습니다.” (금강경 제5분)

부처님은 모양 없는 모양으로 어디나 어떤 경우에나 계십니다. 온 우주에 두루하여 안 계신 곳이 없는 것입니다. 특별하다면 차별을 나타내는 것이니 평등이 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어떤 특별한 모습으로 고집하고 계시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디를 가든지 부처님을 떠날 수 없습니다.
관세음보살 보문품에 보게 되면 관세음보살이 우리에게 나타날 때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에 대해서 말씀해주십니다. 관세음보살은 우리의 어떤 괴로움이든지 고통이든지 모두 해결해 주시는 분입니다. 그 해결 방법은 "설법"입니다.  32가지 모양으로 설법하신다고 하였습니다.

어떤 국토의 중생 중에 마땅히 부처의 몸으로 제도할 자는 부처의 몸을 나투어 설법하며 마땅히 벽지불(혼자 깨우친 연각)의 몸으로 제도할 자는 곧 벽지불의 몸을 나투어 설법하며…마땅히 대자재천(마왕=세상살이가 잘 되지 않게 하는 존재)의 몸으로 제도할 자는 대자재천의 몸을 나투어 설법하며… 마땅히 천, 야차(살아있는 사람의 피를 빠는 악한 귀신), 건달바, 아수라 등 인비인(人非人)의 몸으로 제도할 자는 곧 이들 모두의 몸을 나투어 설법하며... (법요집 286쪽)

마왕이 나를 해치려고 나타난 줄 알았는데 관세음보살님이 나를 제도하기 위해 마왕의 몸으로 나투셨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사업을 하고자 하거나 일을 하고자 할 때 방해 세력이 나옵니다. 얼핏 보면 그를 원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은 나로 하여금 나쁜 업(業)을 짓지 않도록 도와주려는 관세음보살의 화신인 것입니다. 나에게 부드럽고 온화한 모습으로만 나오시는 분이 관세음보살은 아닙니다.
봄철에는 보리가 자라납니다. 땅을 뚫고 올라오는데 얼마나 힘이 들까요? 그 보리를 심은 농부는 어떻게 합니까? 땅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밟아줍니다. 보리의 입장에서 보면 모처럼 바깥세상으로 나가려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짓밟는가 할 수 있습니다. 지혜가 없는 입장에서 보면 무자비한 것 같지만 삶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이 보리를 위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형편이 나쁘게 전개되는 것이 꼭 나쁜 것이 아닌 것입니다. 진실 생명인 부처님생명의 가치를 드러내는가가 중요한 것이지 일시적인 현상만으로 성공과 실패라고 단정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보리를 잘 자라게 하겠다는 자비심을 지혜가 없으면 내용은 못보고 겉모습만 봅니다. 마찬가지로 부처님께 예배드린다는 것은 우리 눈앞에 있는 사람의 겉모습이 어떨지라도 그의 진실 생명을 보고 부처님처럼 예경한다는 것입니다.
참다운 인간존중이란 겉모습에 상관없이 그 진실생명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생명을 부처님생명으로 봐야지 얕잡아 보아서는 안됩니다. 부처님은 우리 중생을 떠나서 계신 분이 아닙니다. 이 세상 사람은 본래 부처님생명을 살고 있기에 어느 누구도 예배하지 않을 사람이 없습니다.
불자는 겉모양에 속아서 사는 어리석음을 내버려야 합니다.
사람들이 인생의 참다운 성공을 모르고 돈, 출세, 명예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가치관이 혼란되어 살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은 본래 무한능력자입니다. 몸을 받았을 때 비로소 생긴 생명도 아니요 화장장에서 사라질 생명도 아닙니다. 몸뚱이 이전부터 살고 있는 영원절대인 생명, 즉 아미타(阿彌陀)인 것입니다. 모든 생명들이 본래부터 아미타 생명을 살고 있으므로 , 우리 모두는 부처님께 예경하는 마음으로, 만나는 이들 모두를 찬탄, 예경해야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자기가 인정할 때만 나타납니다. 나쁜 걸 인정하면 나쁜 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겉모양을 가지고 사람을 인정하기 이전에 그의 본래 참생명을 찬탄해야 합니다.
칭찬하는 마음 없이 부처님을 예경한다면 그건 우상 숭배가 됩니다. 내가 떡과 과일을 바치니까 잘 해주실 거라 생각하고 공양한다면 부처님을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아미타생명 즉 시간으로 영원하고 공간적으로 무한한 것이 생명이므로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부처님과 따로 일 수 없습니다. 이 세상 모두가 본래 부처님과 하나입니다. 우리의 진실 생명은 부처님생명입니다. 따라서 부처님을 찬탄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생명가치를 절대 긍정하고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가정불화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도 바로 칭찬입니다.
상대방의 나쁜 면을 자꾸 계산하게 되면 나쁜 것만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점점 더 나빠집니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잘못한 것만 자꾸 따지고 인정하면 자꾸 나쁜 것만 나타나게 됩니다. 화합이 이루어지려면 원래 무한가치가 있음을 인정하고 칭찬해야 합니다. 아이들도 칭찬으로 키워야 합니다. 야단치고 때리면서 키워야 한다고도 하지만 본래 절대가치를 드러나도록 해주지 않으므로 문제가 됩니다.
주변 사람들을 칭찬하면 우선 내 마음이 밝아집니다. 그래서 아흔 아홉 번 잘못했어도 한 가지 잘한 것을 드러내서 칭찬하라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정에서부터 실천하는 것이 수행입니다. 만일 아이에게 꾸중을 하면 꾸중 듣는 아이는 ‘나는 나쁜 사람이야’라는 신념을 갖게 됩니다. 점점 자라면서 스스로 무능력자라고 규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생명력을 상실시키는 것이므로 넓은 의미로 살생이 됩니다. 거꾸로 칭찬 받은 이는 스스로 무한능력자라는 신념이 뿌리내리기 때문에 점점 더 생명력이 왕성해져서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꾸 남을 헐뜯으면 헐뜯은 만큼 어두워지고 장벽이 생겨서 일이 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 장애를 없애주는 것도 바로 칭찬입니다.
부처님을 법당에 모신 특별한 분으로만 섬기는 것이 바로 미신입니다. 부모, 배우자가 바로 부처님입니다. 자녀가 바로 관세음보살입니다.

남을 예경한다는 것은 나를 예경하는 것이고 남을 찬탄한다는 것은 나를 찬탄하는 것입니다.
또한 남을 칭찬한다는 것은 나를 칭찬하는 것이며 남을 공경한다는 것은 나를 공경하는 것입니다.
혹 어떤 때에 의사가 병 걸렸다고 진단해도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의 참생명이 부처님생명임을 잊지 않으면 됩니다. ‘나’가 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부처님’이 살고 있는 것이니 부처님이신 ‘나’를 칭찬해야 합니다. 당연히 부처님이신 ‘남’도 칭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어떤 진단이 나오더라도 나의 참생명이 부처님생명이므로 ‘나’는 무한능력의 주인공입니다. 따라서 의사의 말에 끄달림 없이 그냥 나무~아미타불할 뿐입니다.
나무아미타불 한다고 해서 부처님께서 내게 출장오시는 것이 아니라 본래 내 안에 계시는 부처님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한 나무아미타불 염불할 때에는 내 귀로 듣는 것입니다. “나는 본래 부처님생명이야.”, “무한 생명이 바로 나야.” 이렇게 듣는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구도여행~_P1010446.JPG 2011 해외구도여행중....

1개의 댓글

Profile
지안
2011.04.08
스님 감사합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대중법문] [방송종료 : 11월 셋째주 대중법회 생방송] 11월 17일(일) 문사수 2023.02.12 8766
순·역경계 함께 안고 사는 게 삶의 실상[무량수경12] 1 문사수 2011.03.22 29967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 문사수 2011.03.20 27419
태양은 스스로 뜨겁고 밝음 구분 않는다 [무랑수경11] 문사수 2011.03.10 34396
종교를 신앙한다는 것 문사수 2011.03.09 24649
상대적 가치관 무너진 후 열린 세계가 정토 [무량수경10] 1 문사수 2011.02.27 27919
독기 품고 겉으로 참는 것은 거짓된 치장 [무량수경9] 문사수 2011.02.19 27216
칭찬에서 시작되는 예경제불 1 문사수 2011.02.17 35119
[대중법문] 날마다 태어나는 삶 문사수 2011.02.10 24224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뀜을 아는가? 문사수 2011.02.02 24256
창조적인 언어의 위력 문사수 2011.01.26 29671
공양의 참된 의미 문사수 2011.01.17 26492
시절 인연의 주인공 문사수 2011.01.09 25269
감사는 감사를 부른다 2 문사수 2011.01.05 30257
무진장으로 산다 문사수 2010.12.31 23725
기도란 무엇인가? 2 문사수 2010.12.21 35577
죽음의 순간에 염불을... 문사수 2010.12.10 27183
마음을 따르는 현실 문사수 2010.12.05 23071
업장을 참회한다는 것은.. 1 문사수 2010.11.25 26655
문(門)을 여니 안팎이 없네 문사수 2010.11.18 23558
다섯 가지 종류의 법사 문사수 2010.11.11 23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