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듣기
 

공양의 참된 의미

문사수 2011.01.17 조회 수 26492 추천 수 0
공양의 참된 의미

신앙생활은 감격과 감사를 빼놓고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감격이란, ‘아, 내가 구하지 않아도 본래 부처님의 원력(願力) 속에 살고 있구나! 부처님의 원력에 의해 내가 살려지고 있고, 나에게는 부처님의 은혜가 충만해 있구나!’ 하는 것을 순간순간 깨쳐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당연히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감격과 감사가 연속되는 생활을 신앙생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햇빛을 보더라도, 매일 아침마다 해가 떠오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예사로이 넘기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감격하고 감사하는 것입니다. 또한 가족들을 볼 때에도, 가족들이 건강하게 직장에 다니고 학교에 다니는 것을 그저 당연한 것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거기에서 감격과 감사를 느끼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격과 감사의 표현이 바로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입니다.
‘나무아미타불’은, 우리 입장에서는 나의 참생명인 부처님생명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되고, 또 부처님 입장에서는 우리를 부처로 만드시겠다는 원력의 표현입니다. 즉 부처님의 원력과 나의 원력이 만나서 하나됨을 이르는 말이 ‘나무아미타불’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그것에는 오직 무한한 감격과 감사밖에 없습니다.

주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신앙생활
진정한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감격과 감사를 느끼지 못하고 항상 누구에게서나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받으려 하게 됩니다. 집안의 어른과 자손들 사이에도 서로들 받으려고 하며, 내외간에도, 친구 사이에도 서로들 받으려고 합니다. 그렇게 항상 받으려고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기 때문에, 거기에서 다툼질이 벌어지기도 하고 남에게 섭섭한 마음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스스로 지옥에 빠지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받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고, 그 마음을 바꿔서 주는 마음으로 살아 가거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부처님뿐만 아니라, 역대 조사 스님들께서도 받을 생각을 그만 두고 주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을 항상 강조하셨습니다. 한 예로 달마대사께서는,
“구하는 마음이 있으면 그것이 바로 지옥이고, 구하는 마음이 없을 때 거기에 바로 극락이 실현된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한마디로 괴롭다는 것은 바로 내 안에 구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공양은 생명의 원리
우리가 법문을 듣는 이유는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일러주시는 생명의 원리에 따라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생명의 원리에 순응하여 살면 당연히 행복할 수밖에 없지만, 생명의 원리에 어긋나게 살면 괴로움이라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생명의 원리에 순응하며 사는 것일까요?
바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남으로 보지 않고 전부가 다 내 생명의 표현이라고 보며, 그 모든 사람들을 다 부처님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모든 사람들에게 공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됩니다. 이렇게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항상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생명의 원리에 순응하여 사는 것이며, 우리들의 근본적인 신앙생활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감격과 감사를 빼면 신앙생활은 있을 수 없다고 했는데, 이 감격과 감사의 구체적 표현이 바로 공양입니다.

한 가지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불가(佛家)에서는 밥 먹는 것도 공양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왜일까요?
공양(供養)의 의미는 말 그대로 자양분을 공급한다는 뜻입니다. 즉 생명을 유지시키는 자양분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부처님께 공양 올린다고 하면 내 밖에 계신 어떤 거룩한 성인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코 그런 뜻이 아닙니다. 나의 참생명이 부처님생명이므로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것은 바로 내 참생명에 공양 올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밥을 먹는 것은 부처님생명인 나의 참생명에 생명력을 공급하는 것이므로 밥 먹는 것도 공양이라 하는 것입니다.

남을 위한 공양은 없다
우리는 언제나 기꺼이 공양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남에게 무엇을 줄 때, 나한테 남는 것이나 내가 쓰다가 못쓰게 되었는데 차마 버리기 아까운 것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도 안 주는 것보다야 낫겠습니다만, 보다 적극적인 공양으로 한 발짝 더 나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나’를 계산에서 빼버려야 합니다. ‘나’가 없어지면, 그 나와 대립하고 있는 ‘너’도 없어집니다. 그러므로 내가 공양하는 것 자체가 내 밖에 있는 남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명을 위하는 것이 됩니다. 내 주변에서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부처님생명이므로, 내가 남에게 베풀어준다는 생각을 버리고 부처님께 공양 올린다는 마음으로 더 공손하고 더 정중하게 공양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공양이라고 하면 먼저 법당에서 부처님 전에 올리는 공양부터 생각하게 되는데, 이때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물을 옛날부터 다섯 가지[燈·香·茶·華·實]로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법당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부처님 전에 등을 밝히고, 향을 꽂습니다. 그리고 차(茶)를 올리고, 꽃을 올리고, 과실 등을 올리지요. 우리가 매년 사월초파일에 등을 밝히는 것도 바로 공양을 올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등공양을 올린다고 하지요.
또한 법당에서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 이외에, 보다 구체적인 공양으로 우리 주변에 있는 스님들과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신 내 주변 사람들에게 올리는 공양이 있습니다. 이때의 공양물은 네 가지[飮食ㆍ衣服ㆍ臥具ㆍ藥品]로 이야기합니다. 이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음식과 의복을 주고, 머무를 수 있는 방이라든지 이불 등을 제공해주고, 몸이 아플 때 먹으라고 약을 주는 것 등을 말합니다.
법당에서 부처님 전에 공양물(香燈茶華實)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음식이나 옷, 편안히 쉴 수 있는 자리, 치료할 수 있는 약 등을 자꾸 베풀어야 합니다.
우선 법우님들끼리라도 자꾸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법회가 끝난 후에 누군가 점심공양을 발원해서 다 같이 점심공양을 하는 것도 아주 좋은 실천입니다. 다른 법우님들에게 점심공양을 대접하겠다고 하는 것부터가 벌써 나와 다른 법우님들 사이에 있던 울타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을 자꾸 연습하다보면 법우들끼리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의 사이에도 울타리가 없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세상 모든 사람들과의 사이에 울타리가 전부 다 없어지면, 상대대립이 없는 세계, 즉 절대무한세계가 우리 앞에 실현되는 것입니다.
만약 내가 누구에게 무엇을 줄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 사람과 내가 대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남남이라는 생각으로 인하여 인색해진 나머지 주는 사람이 손해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만큼 자신의 주위에 울타리가 생겨서 결국은 스스로가 상대유한세계로 떨어져 버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법우님들의 일상생활은 자꾸 부지런히 공양하는 생활이어야 합니다.
 ‘주는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서 항상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따라서 부처님가르침을 공부하는 법우님들은 늘 공양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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