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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를 가지고 복을 닦는다

문사수 2009.09.13 조회 수 29660 추천 수 0
계를 가지고 복을 닦는다

우리들 마음속에는 자꾸 나를 중생이라고 우기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 주변에 나쁜 사람이 많고 나를 못살게 구는 사람이 있어서 인생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은 내 눈에 그렇게 보이는 상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상은 실체가 아니라 허망한 것이라고 일러주십니다.
허망(虛妄)이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참으로는 없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내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모두 상에 지나지 않으며, 내밖에 무언가가 보인다고 해도 이것은 상이므로 ‘이것을 참으로 있는 것으로 보지 말라’고 하는 것을 계(戒)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눈앞에 나타나는 상에 속지 않으려면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에 귀의해야 합니다. 부처님께 귀의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하는 것이 삼귀의계를 갖는 것입니다. 즉, 계를 받는다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내가 실천하고, 나에게서 실현시키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켜서 중생이라는 마음을 내버리고 사는 것을 말합니다.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부처님의 법을 자기 생명의 중심으로 모시는 것입니다.
내가 살아가는 것은 생명의 중심에 있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서 사는 것입니다. 즉, 부처로 사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을 부처가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처가 되려면 먼저 중생이 아니라고 선언해야 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자리가 없어서 서서 손잡이를 잡고 가고 있는데 자리가 났습니다. 그래서 자리에 앉으려고 한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손잡이를 놓는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부처가 되려면 제일 먼저 내가 중생이라는 생각을 내버려야 합니다.
마치 푸른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서 흐리다고 하다가, 바람이 불어서 먹구름이 사라지면, 본래 있던 푸른 하늘이 드러나는 것과 같습니다.

중생이라는 생각만 내버리면 거기에 나의 참생명인 부처님생명이 드러납니다.

우리의 참생명이 부처님생명이기 때문에 부처님께 귀의한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른다는 것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욕심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우리를 괴로움 속에 빠지게 하는 것은 욕심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괴로움 속에서 나오려면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욕심을 버릴 때 우리가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욕심을 가지고 부처님께 기도했더니 ‘너의 욕심만은 꼭 채워주겠다’고 하실까요? 그런데도 부처님 가르침을 듣지 않고 무조건 절에만 다니는 분들 중에는 이렇게 믿으면서 기복 불교를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참답게 부처님의 바른 법에 귀의하면 부처님께서는 욕심을 버려라, 상을 보지 말아라, 남과 다투지 말아라, 내 맘속에 있는 남들과의 울타리를 버리라는 등등의 가르침을 주십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생깁니다. 그것이 승가에 귀의하는 것입니다.

승(僧)이라는 것은 부처님 법을 실천하고자 하는 구도자(求道者)들의 모임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승이라는 것을 스님으로 해석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거룩한 스님께 귀의합니다’라는 말은 머리 깎고 승복을 입은 분에게 귀의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승(僧)에 귀의한다’는 말은 부처님께 의지해서 가르침을 받고 그 가르침을 꼭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지 내 밖의 누군가에게 의지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에 아난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우리 눈앞에 계실 때는 우리가 부처님께 의지해서 지냈습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 열반하셔서 우리 눈앞에 안 계실 때 우리는 무엇에 의지해야 합니까?”

“자귀의 법귀의 자등명 법등명(自歸依 法歸依 自燈明 法燈明)”
‘번뇌 망상에 들끓고 있는 너의 근본생명으로 들어가면, 그것이 바로 법이고 진리이기 때문에 밖에 의지할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밖에서 무언가를 찾는 것을 외도(外道)라고 합니다. 불교 이외의 다른 종교를 외도라고도 하는데, 이것의 의미는 다른 종교들은 밖에서 진리를 찾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내 밖에서 천당을 찾고, 내 밖에서 진리를 찾으며 헤매는 것이 일반적인 종교입니다.
하지만 내 밖에서 무언가를 찾으려는 것은 미신(迷信)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바로 내안에서 찾아야 합니다.
내 안의 부처님을 의지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그 가르침을 꼭 실천해서 나도 부처가 되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처님께 의지한다는 것은 말로는 내 밖에 계신 분께 의지하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참으로는 나의 참생명인 부처님생명께 의지한다는 뜻입니다.


이 세상을 사는데 내 인생을 지탱해 주는 것이 복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너도 나도 복을 받겠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런데 내가 복을 짓지 않으면 복이 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복을 닦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부처님께서 복을 주셔도 내가 지은 복이 없어 내 그릇이 작으면 복을 받지 못합니다. 약수터에서 작은 그릇으로는 아무리 물을 많이 받으려고 해도 받아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복을 달라고 하지 말고 복을 지으라고 하셨습니다.
복은 짓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은 자꾸 복을 지으면서 살아야 합니다.

부처님 제자 가운데 잠을 자지 않고 공부를 해서 눈이 먼 분이 계셨어요.
하루는 이 사람이 바늘귀를 꿰려고 하는데 꿸 수가 없어서, 젊은 비구 중에 누가 복을 짓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바늘귀를 꿰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누군가가 와서 바늘귀를 꿰어주었는데 그분이 바로 석가모니부처님이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복이 많으신데 무슨 복을 또 지으십니까?”
“복이 있어야 남에게 주지.”

부처님께서는 자신의 복을 베풀기 위해 한량없는 복을 지으십니다.
부처님을 따라 배우는 우리들도 영원토록 복 짓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인생이란 끝없이 베풀어주며 남에게 심부름 하는 것입니다. 우리 가족에게도, 우리 자식에게도, 내외간에도…. 언제나 누구에게나 주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 복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복을 영원히 닦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계를 가지고 복을 닦는다’고 하십니다.

절대로 내 욕심을 내지 않고 세상사람 모두에게 언제나 주는 마음으로 살고, 내 인생이 남들에게 심부름 해주는 것으로 알며 항상 복을 닦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마음을 일으킨 사람이 계를 가지고 복을 닦는 사람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문사수법회 회주한탑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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