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듣기
 

사바세계에서 보물찾기

문사수 2019.12.31 조회 수 546 추천 수 1

어릴 때 보물찾기 해보셨지요?
보물은 가치가 있는 것인데 어딘가에 숨겨져 있습니다. 널브러져 있으면 무슨 보물이 가치가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부처님께서는 사바세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참아야지만 살 수 있는 세상이 사바세계라는 것입니다. 또 이 사바세계를 다른 말로 예토라고도 말합니다. 오염되어서 더럽혀진 세상이라는 뜻이죠. 아무리 귀한 보배도 공기 중에 오랫동안 노출시켜 놓으면 때가 묻어서 빛을 잃죠. 그래서 계속 갈고 닦아줘야 합니다.
그런데 오염됐다는 얘기는 원래는 깨끗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 오염물을 제거하면 본래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럼 이 오염된 사바세계에서 본래 있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하냐? 참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더러움을 닦아내고 깨끗한 것으로 정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인내라는 겁니다. 인욕(忍辱)바라밀입니다. 

얼마 전에도 새벽정진 끝나고 법담 나누면서 절차탁마라는 표현을 어떤 법우님이 쓰셨는데 절차탁마(切磋琢磨), 갈고 깨고 쪼개고 닦으면 보석이 된단 말이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삶의 터전에서 그 보물은 뭐였는가? 내가 지금 숨 쉬고 있고 내가 땅 디디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결국은 보물이다 이거예요. 근데 그것이 오염돼 있어서 빛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오염물을 제거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이 사바세계에서 사는 가치실현의 방법입니다.

요즘 인내(忍耐)는 바보나 하는 짓이 되어버렸어요. 빨리 반응을 보여야 되고 빨리 대처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교육시키고 있잖아요.
하지만 참으면 굉장히 느려집니다. 그리고 그 밑변에는 믿음이 있어야 해요. 내가 원래 깨끗한 거였는데 오염이 됐어. 오염물을 떨어내기만 하면 다시 그 깨끗함을 회복할 수 있어, 이런 가치관이 없으면 못 참죠.

예토의 반대말은 정토(淨土) 즉 깨끗한 나라입니다. 그 세계의 속성은 극락(極樂), 즉 궁극적인 즐거움이 있는 세계입니다.
예토에서는 참아야 되는데, 참으면 극락이 벌어져요. 참는 순간 극락이 벌어지는데 못 참으니까 다시 사바로 돌아가 안주해 버리는 거죠. 사바는 어찌 보면 부처님께서 정토를 사는 지혜를 일러주신 겁니다. 사바세계가 부정적인 언어가 아니고 현실세계에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신 지혜의 도량이란 말씀입니다.
이 오염된 땅에서 그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정화하는 쪽으로 너의 삶을 가져갈 때 가치 있는 세계, 보배를 발견하는 세계가 된다. 그 보배가 발견된 세계가 뭡니까? 극락정토죠. 그러니까 극락정토에는 금 은 유리 자거 마노 산호 호박 등의 일곱 가지 보배로 온통 장엄되어 있어요. 보배가 널브러져 있는 세계예요! 땅에도 있고 집에도 있고 연못에도 있고 나무에도 있고... 이 말씀은 추구해서 가져야 될 물질적 가치는 배제한 거예요. 내 생존본능에 의해서 내가 추구해야 될 가치는 진정한 가치가 아니죠.
그럼 진정한 가치는 뭡니까? 부처님 법문 속에서 만났던 진정한 가치는 불, 법, 승 삼보라 그랬습니다. 부처님, 진리의 법대로 자기 삶을 살아오신 존재, 그걸 실현하신 분. 법은 진리 그 자체죠. 만법의 이치요 생명의 원리, 그게 법이고, 그 진리대로 살려고 하는 어떤 구도심, 구도자 이게 승이라고 배웠습니다.

발견, 끊임없는 가치 발견, 그게 이 사바세계에 사는 목적입니다. 우린 보물찾기하고 있는 거죠. 잘 참을 때 가능하단 얘깁니다. 성급하게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 것은 내가 아직 훈련이 덜 됐다는 거예요. 오염물질이 쌓여있다는 겁니다. 얼른 그것을 정화시켜나가는 쪽으로 나가야하는데 그 정화시키는 정수기가 뭡니까? 염불이죠.
사바세계에서 인욕을 완성할 수 있는 힘이 염불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염불을 한시도 놓치면 안 돼요. 딱 놓쳐버리면 바로 오염되어 또 금방 성내고 화내게 되고 탐욕스러워집니다.
 
나무아미타불은 우리 힘이 아닙니다. 부처님의 힘에 의해서 이뤄지는 세계죠. 내가 개입되면 그건 오염이에요. ‘나’라고 하는 인식은 이미 오염에서 생긴, 즉 무명(無明)에서 생긴 인식이에요. ‘나’는 없어요. 나라고 하는 인식은 오염된 겁니다. 그 오염을 내가 제거한다? 안되죠. 가령 유리창이 더러워져 있어서 좀 닦아야겠기에 걸레로 닦았어요. 처음엔 물기가 있어서 깨끗해진 거 같아요. 조금 있다 마르고 나면 더 더러워지죠. 이처럼 내가 나를 정화시킬 수 없습니다.
여기에서 불교 신앙의 분명한 방향성을 찾을 수 있어요. 그래서 무조건 부처님께 의지하라는 겁니다. 나무(南無)입니다. 나무! 부처님께 맡겨야 돼요. 부처님께서 깨끗하고 향기롭고 공덕이 넘치는 감로수를 뿌려주면 그로 인해 닦여지는 겁니다.

정말 나무아미타불밖에 할 게 없어요. 이 예토를 사는 방법은 나무아미타불, 부처님께 의지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그 의지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게 지혜입니다. 의지하려는 마음을 낸다는 게 지혜가 없고 연약한 존재가 하는 신앙의 행위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구나!’를 아는 것처럼 더 큰 지혜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가치 있는 삶의 지향은 부처님께 나를 맡기는 겁니다. 예토를 사는 마지막 방법이에요.
염불로 우리는 끊임없이 가치를 발견하며 살게 되는 것입니다. 없던 게 발견되는 게 아니고 본래 있던 것이 회복된다라고 하는 아주 기본적인 신앙적인 토대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놓치면 예토에 못 삽니다. 억지로 참아야 되니까 힘들죠. 나에게 왜 이런 일이? 빨리 죽어서 다른 세상에... 그 사람은 또 다른 예토에 갈 뿐입니다. 이 세상 벗어나서 또 다른 세상에 더 좋은 게 올까요? 절대 없습니다. 예토에서 누리세요. 예토에서 가치를 발견하세요. 참는 게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 때, 참는 게 괴로움이 아니라 정말 인욕이 즐거움이 될 때 새로운 게 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한시도 나무아미타불 놓치지 않고 염불할 도리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즐겨 암송하는 <정진발원문>의 내용처럼 도량 쓸고 손님 대접할 때도 조금도 중단 없이 염불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염불행자들에게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법문의 엑기스고 마지막 당부의 말씀이죠. 그걸 우리가 놓치지 않고 염불한다면 예토는 살만합니다. 예토를 잘 살아내야지만 마침내 궁극적인 즐거움의 세계인 극락에 태어나고자 하는 발원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겠지요.
나무아미타불!


                                                                                              <문사수법회 정신법사님 법문>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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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면 극락이 벌어지는데 못 참으니 다시 사바세계에 안주해버린다...  안주해버린다...  안주하다니... 나무아미타불!

법문을 듣고 감흥에 젖어 녹음을 해봤습니다 ㅎㅎ

 

Profile
범열
2020.08.31

법우님 덕분에 다시 법문 듣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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