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구는 TV에서 본 SK에너지 광고다.
생각이 에너지라는 사실을 내 나름대로 인식한 것은
변화에 어려움을 겪는 나 자신 때문이었다.
기실 많은 변화전경영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변해야 산다’ 라고 한다.
그러니 변하라고는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냐는 것이다.
내게 에너지 없음을 알게 되면서 생각이 에너지라는 이 문구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것은 ‘생각이 멈추면 바로 성품을 본다’는 이론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이 에너지라는 것은 아주 엉뚱한 곳에서 풀어졌다.
우울증에서는 용케 헤쳐나온 듯 보이지만 아직 나를 추스리기에는
아직 멀었던 것 같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시도때도 없이 머리를 헤집고 다니는 여러 생각들로 인해
도무지 생각이 멈춰지지 않는다.
그것과 함께 '생각을 쉬어야 한다'는 어느 스님 말씀이 번개처럼 지나갔다.
누군 생각을 쉴 줄 모르나..
안 쉬어 지는 걸..
이번에는 내 번뇌를 몽땅 꺼내서 하나 하나 쪼개서 보기로 했다.
이제 '왜 그럴까'는 내게 일상이 되었으니 나머지만 고민하면 될 터였다.
그런데 아주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졌다.
그것의 열쇄는 내가 다니는 회사의 사장님이었다.
우리 사장님은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시는데
25년이나 당하고 있는 나는 그것에 익숙해 시간만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사장님도 연세가 드니 점점 소리지르시는게 심화되어 나는 점점 지쳐가고..
노인처럼 사장님의 땡깡은 날로 날로 더해가고..
여름휴가를 가려던 지난 8월26일에 일이 벌어졌다.
20년 넘도록 815광복절 휴가를 가던 나는 아이아빠 기일이 그즈음이라
유동적인 휴가를 내야했다.
휴가는 가야겠는데 사장님이 닷새는 길다고 하루만 줄이라고 성화를 부리셨다.
기일이라 지방까지 다녀오려면 이틀은 그냥 소비하는 것이니
주말, 일요일까지 넣고 닷새면 회사를 비우는 시간이
고작 사흘인데 뭐가 많은가 싶은 마음에 묵묵부답으로 버텼다.
전에도 이런 일에는 버티다 가버리면 또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잘 넘어갔으니까.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회사 무슨 계약건하고 맞물려서 이 양반이 '양심 없는 직원'으로 몰아부치시는 것..
드디어 나도 화가 났다.
<사표>로 맞대응을 하고 나선..
내가 없는 동안에 생기지도 않을 사안들에 대한 '두려움'이 일어났던가보다.
2시간여의 면담을 마치고 집으로 가다 도중에 사람을 만나느라 귀가가 늦어져
밤 10시가 넘는 시간에 전철 안에서 사장님 전화를 받았다.
사무실을 나간 때가 2시간 전인데 왜 아직 전철이냐?고 물으신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분인 걸 아니까 사실대로 고분고분 설명을 해드려야한다.
그런데 우리 사장님 귀엽기도 하시지..
"날도 더운데 네 성질 대로 하다가 디진다!"
연일 기온이 높은대다 성질을 많이 부려서 죽을까봐 겁이 나셨던게다.
그러시고는 한마디 덧붙이신다.
"기왕 가는거 좋은 마음으로 다녀와라'
나는 그 분이 평생 처음으로 '좋은 마음'이라는 문구를 쓰셨다는 게
어리둥정하고 신기해서
전철안에 사람들도 많은데 혼자 키득키득 웃었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성질대로 사표를 써 놓고 담판을 벌인 덕분에 얻은
엉뚱한 소득, 그것이었다.
아.. 그랬구나..
그분의 두려움이 내게 파급되어 수치심을 일으켰구나.
그러고보니 시어머니도 끊임없이 무슨 말씀이든 내게 요구 하시는데
나는 그 분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는 죄책감과 두려움에 쌓여있었구나.
내 에너지를 훔쳐가는 것들이 내가 만든 두려움이고, 수치심이었던 것..
그것들이 나를 무기력에 빠뜨리고 나를 무너뜨리려고 했구나.
그 와중에도 나는 나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느라 에너지를 다 써 없앴구나.
또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과 관련된 사람들에 미리 대응하느라 나의 온 힘을 다해
나를 지키느라 나의 귀한 에너지가 줄줄 새고 있었던 것.
생각하느라 에너지를 몽땅 소진 시키고 쩔쩔 매던 나를 찾아낸 순간
온 몸이 풍선처럼 허공으로 붕~ 떠오른다.
가볍게 가볍게..
'생각이 에너지다' 가 풀어준 고마운 SK에너지의 광고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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