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성불(成佛), 대 자유인
- 항마성도상(降魔成道相) 1
아무리 육신을 학대하는 수행을 해도 마음이 맑아지지 않았으며, 인생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알고 고행과 쾌락을 다 버린다. 그리고 수자타의 우유죽 공양을 받은 뒤에 보리수 아래에 앉으셔서 모든 마군을 항복받으시고 깨달으신다.
스물아홉 살 되시던 해 이월 초 여드레날 출가하셔서, 만 육년이 지난 서른다섯 살 되시던 해 섣달 초 여드레날 새벽에 샛별을 보고 깨치신 것이다.
명상(冥想)과 마찬가지로 고행(苦行)으로도 생사를 해결할 수 없음을 안 싯달타는 명상을 포기한 것처럼 고행도 포기합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아까웠을 법도 하지만, 궁극의 길이 아니기에 가차 없이 버립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익숙한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 새로운 무엇인가를 추구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을 진정한 변화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싯달타는 ‘나’를 연장하여 무엇인가를 이루려는 노력을 통해서는 결코 궁극에 다다를 수 없음을 알게 되자, 그 즉시 과감하게 다른 길을 택합니다. 수행자 싯달타가 석가모니부처님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용기에서 비롯됩니다.
익숙한 ‘나’가 남아있는 한 생사(生死)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따라서 윤회(輪廻)도 피할 수 없습니다.
수자타의 우유죽 공양
고행주의의 허위의식을 버리고 나이란자라강(지금의 네팔지역)으로 간 싯달타는 목욕을 합니다. 싯달타와 같이 고행하던 수행자들은 이 모습을 보고는 싯달타를 욕하고 저주하며 떠납니다. 왜냐하면 고행주의자들은 목욕을 몸에 대한 애착으로 보기 때문에 고행주의자에게 있어서 목욕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싯달타가 목욕을 했다는 것은 완전히 고행주의를 포기한 것이 되며, 고행주의자들 입장에서는 이것이 타락으로 보여지는 것입니다.
이때 수자타라는 아가씨가 우유죽을 항아리에 담아 나무신(樹神)에게 가던 중, 청정한 모습의 수행자 싯달타를 보게 됩니다. 농사짓는 마을에 사는 수자타는 자신이 섬기던 나무신에게 올리기 위해 정성껏 준비했던 죽을 싯달타에게 공양합니다. 이러한 공양이야말로 아무 전제 없이 행하는 순수한 의미의 공양입니다. 받을 것을 예상한 공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자타의 공양은 싯달타로 하여금 자연인으로서의 싯달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싯달타의 입장에서는 ‘내가 산다’라고 하는 사고방식으로부터 ‘살려진다’는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나’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인정한 것이며, ‘나’가 추구하는 그 어떤 경험이나 지식도 결코 믿을 바가 못 된다는 것을 인정한 것입니다.
수자타에게서 공양받는 싯달타를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살려지기 위해서는 세상에 ‘나’를 완전히 맡기는 것밖에 없음을 배우게 됩니다. ‘나’라는 존재는 결코 믿을 바가 못 되기 때문입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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