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바가 다양한데 그것을 한마디로 요약해서 보게 되면 ‘행복을 바라는 삶’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묘한 것은 수천 년 동안 모든 인간들이 행복을 바라면서 살아왔다면 지금쯤은 누구나 행복을 누리면서 사는 길이 열려있음직 한데, 그렇지 못하고 지금도 행복을 위해서 산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왜 그런가 하면 행복을 위해서 산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행복이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행복인지 모르면서 행복을 얻으려고 하니, 동물학적인 생명을 유지해나가는 데만 급급한 인생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돈을 많이 모으면 좋다’‘명예가 올라가면 좋다’‘세력이 커지면 좋다’고 생각하므로, 그것을 얻는 것이 행복이라고 압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얻으려고 해도 얻어지지 않지만, 간혹 얻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합니다. 아무리 재산을 많이 모았다 하더라도, 권력이 커지고 명예가 커졌다 하더라도 결국 죽어버리면 그만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인가를 잔뜩 모아서 행복하다고 하더라도, 그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슬픔이 떠나지 않습니다. 또 공포심이 떠나지 않아요. 그래서 언제나 불안한 가운데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즉 행복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그것을 물질세계에서 실현시키려고 애쓴다든지, 또는 사회적인 명예나 세력을 얻어서 자기 목적을 달성한다고 말하지만, 결국은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인생을 산다고 하는 것이 결국은 슬프고 괴로울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납니다. 이것을 모르고 살거나, 혹은 알면서도 위장을 하며 삽니다.
법화경(法華經) 말씀에 의지해보면 세상은 불난 집과 같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불난 집이예요. 우리가 불난 집에 살고 있으니 어서 뛰어 나오라고 일러주시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지, 불난 집에 있으면서 그동안 남보다 편안하게 살도록 해주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불난 집에서는, 문간방에 살다가 안방엔 들어가서 살아본들, 거적때기 하나 없이 살다가 비단 이불을 덮어본들 결국은 타죽을 운명입니다. 그러면 부처님께서 타죽을 것이 뻔한 집에서 남들보다 조금 편하게 살다 죽으라고 하시겠습니까? 그런 것 다 소용 없으니 불난 집에서 얼른 나오라고 하시겠습니까?
불난 집이란 바로 생사(生死)의 세계를 말합니다.
이렇게 생사의 세계에 산다는 것을 다른 말로 유한(有限)세계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한정이 있는 생명을 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유한생명을 살고 있는 과정에서는 남들과의 대립 속에서 삽니다. 이것을 상대세계라고 합니다. 즉 죽을 수밖에 없는 인생을 사는 것을 상대유한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고, 우리가 사는 세계를 상대유한 세계라고 하는 것입니다.
인생은 처음부터 괴로움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부처님께서는 사바세계(娑婆世界)라고 했습니다. 사바세계란 말을 번역하면 감인토(堪忍土)라고 합니다. 아주 어렵지만 견디고 참는 세계를 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참고 견디는 것이 사바세계의 인생라고 결론을 내려주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난 하고 싶은 말 다해. 참고 지낸다는 것은 불가능해’ 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말을 그렇게 하는 것일 뿐, 그렇게 산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살다가는 결국 이 세상에서 도태되고 맙니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전부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여기에서 법우님들은 ‘인생이란 괴로움이구나’라는 것을 확실히 결론 내려야합니다. 부처님께서 이것을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지금까지 공부한 것에 비추어 ‘부처님께서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 주신다’는 이야기가 맞습니까? 그런 부처님의 말씀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앞에서 계속 공부한 바와 같이 우리가 상대유한으로 사는 한 인생은 괴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부처님을 뵐 때는 죽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괴로울 수밖에 없는 인생에서 죽음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부처님 앞에 와서까지 ‘돈을 벌게 해달라’든지, ‘세력을 얻게 해달라’는 것은 부처님의 법과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오로지 생사해탈을 위해서 부처님 앞에 와서 가르침을 듣는 것입니다.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법문듣는 이기쁨>을 선송하시는 세덕법우님_중앙법당 18주년 개원기념법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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