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듣기
 
대중법문

삼귀의란?

문사수 2009.09.07 조회 수 40973 추천 수 0

삼귀의란?


불교신앙을 한다고 하면, 한마디로 '귀명(歸命)'으로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보통 예불드릴 때 ‘지심귀명례’라고 하지요, 이 때의 귀명입니다.

불자라면 가장 먼저 ‘부처님께 귀명합니다’라고 해야합니다. 
이 말은 내밖에 따로 계신 훌륭한 인격자이신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말로 이해되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그 분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르침 자체에 의지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열반경에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고, 가르침인 법에 의지하도록 하여라.”라는 말이 나옵니다.
불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어떤 특정한 인격자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서 거기에 의지하는 것을
부정합니다. 즉 신앙의 대상을 내 밖에서 찾지 않음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씀입니다.

법(法)이란 무엇인가요? 근본 진리를 말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근본 진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가르침을 믿고 따르며 생활에서 실천하고자 노력합니다.
따라서 근본진리와 부처님의 가르침 그리고 그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자세 등이 모두 법입니다.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이러한 법을 의지의 대상으로 삼으라고 하십니다.
즉 내 밖에 있는 어떤 인격체를 의지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진리 그 자체를 의지의 대상으로 삼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서 점검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신앙의 방향이 내 안으로 향하느냐, 아니면 내 밖에 있는 어떤 것을 추구하는 것이냐를 항상 살펴야 합니다.
 
부처님 당시에 바카리라는 노비구가 계셨습니다.
그 분이 부처님을 모시고 공부하다가 병이 나서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 때 "내가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거룩하신 존안을 한 번만이라도 우러러 뵙고 세상을 떠날 수 있다면 여한이 없을텐데..”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아시고 바카리의 처소에 오셨습니다.
바카리는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나게 될 정도로 기운이 없었지만, 부처님이 오시자 예배드립니다.
그러면서 말씀을 올리기를,
“저는 이제 여한이 없습니다. 부처님의 거룩하신 모습을 뵙고 세상을 떠나게 되니,
그 이상 마음이 영광스러울 수가 없고, 이 이상 마음이 흡족할 수가 없습니다.”
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바카리야, 그렇지 않다. 이 늙어빠진 내 몸뚱이를 한번 더 보았다고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 이것도 머지 않아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마침내 화장에 처해지게 될 것이다.  
몸은 아무런 가치가 없으니, 부처의 몸을 본 것을 가지고 부처를 보았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부처를 본 자는 법을 보고, 법을 본 자는 부처를 본다.”
고 하셨습니다.

참으로 중요한 말씀입니다.
부처님을 뵈러 부처님을 모신 법당에 나간다고 하지만, 부처님을 본다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운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사람이 참으로 부처님을 보는 사람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말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사상이나 철학 또는 이데올로기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내 생명의 중심으로 삼아서 나의 일상생활을 지배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즉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겠다는 마음, 실현시켜 나가겠다는 결심과 노력이 따라와야 합니다.
이것이 구도심입니다. 
이러한 구도심을 가진 구도자들의 공동체가 승가(僧伽)인 것입니다.
그래서 ‘거룩한 승가에게 귀의합니다’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부처님[佛]께 귀의한다는 말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한다는 말이고, 부처님의 가르침[法]에 귀의한다는 말은,
부처님의 가르침 그 자체를 인생의 등불로 삼과 가는 구도심[僧]에 귀의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불법승(佛法僧보) 삼보(三寶)에 귀의하는 것이 불자들의 신앙생활의 근본인 것입니다. 
                                                                                      <문사수법회 회주한탑스님 법문>


법문들으신 소감, 댓글 환영합니다~~~ emoticon


0개의 댓글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대중법문] [6월, 셋째주 대중법회] 미래는 기대인데, 지금은 기적이다! - 여여 법사 문사수 2023.02.12 2780
찬탄과 해석의 갈림길 문사수 2014.09.30 17866
좋은 윤회 또한 윤회인 것을! 문사수 2015.02.25 15275
아미타 노릇 잘 하세요! 문사수 2015.02.09 14088
소가 물을 먹으면 우유를 낳고, 독사가 물을 먹으면 독을 뿜는다 문사수 2015.01.28 15451
사람에 의지하지 말라! 문사수 2015.01.19 15706
날마다 시작이고, 날마다 마지막이다 문사수 2015.01.06 16230
부처님은 어디에 계실까요? 문사수 2014.12.18 16013
지금 바로 닫혔던 문부터 열어젖힙시다. 문사수 2014.12.02 16185
이 세상에서 가장 급하고 중요한 일 문사수 2014.11.21 17291
오직, 안심입니다 문사수 2014.11.03 17330
불자의 정체성에 로그인하세요. 문사수 2014.10.23 16889
[정토예불문7] 법(法)이 나에게서 드러났다 문사수 2014.08.09 20314
진리의 제3법칙, 열반적정(涅槃寂靜)_(1) 문사수 2014.06.10 21523
진리의 제3법칙, 열반적정(涅槃寂靜)_(2) 문사수 2014.06.10 21913
공포로부터의 해방 1 문사수 2014.06.17 28010
경계를 부르니, 경계가 펼쳐진다 1 문사수 2014.07.08 24192
믿어서 깨치는 도리 문사수 2014.07.29 18216
무조건 항복하니, 그곳이 극락입니다. 문사수 2014.08.28 17997
자미득도 선도타! 문사수 2014.09.24 18528
마왕의 은밀한 속삭임 문사수 2014.09.16 17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