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모시는 범활입니다.
오늘은 24절기 중의 첫 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입니다.
새해의 봄이 시작되는 절기지만
한파는 절정이어서 무척 추운 아침입니다.
해뜨기 전이 제일 어둡듯이,
봄으로 들어가는 이 절기에 겨울의 마지막
추위를 맞고 있습니다.
입춘에는 이날을 기리고, 닥쳐오는 일 년 동안
대길(大吉)·다경(多慶)하기를 기원하는
갖가지 의례를 베푸는 풍속이 옛 부터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입춘첩(立春帖)을 써 붙이는 일입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법회에서는 춘축카드로 오유지족을 나눠 드립니다.
오유지족(吾唯知足)!
‘나는 다만 만족만을 알 뿐이다!’
나는 다만 만족하고 부족한 게 없는 삶입니다.
본래부터 걸림 없는 ‘나의 참생명, 부처님생명’으로
부족할 것이 없습니다.
스스로의 삶을 한정시키거나 규정하지 않습니다.
오늘부터는 여태까지의 습이 어찌됐던
습에 찌든 중생이 아닌 부처님생명으로서 나아갈 뿐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었는데도
얼어붙은 땅 그 밑변에는 엄청난 생명력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순간에도 엄청난 생명이 움트고 있고,
위대한 생명의 결과가 우리 앞에 맺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자꾸 그 결과를 외면하며
지나간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것을 두려워하기 바쁩니다.
우리 모두 이 입춘 날로 해서 나로부터 운명전환이 이루어져
내가 바뀔 때 우리 주변이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입춘을 맞으며
나로부터 밝아지는 것밖에 없음을 깨닫습니다.
‘내가 바뀔 때 세상이 바뀝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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