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모시는 여여입니다.
요즘은 보기 힘들지만 아직도 외딴마을에 가면
벌어지는 광경이 있습니다.
낯선 사람이 동네 어귀에 들어설라치면
어느 집에서 기르는지 모르는 개 한 마리가
득달같이 뛰어나와 으르렁거리다가는
고개를 치켜들고 마구 짖어댑니다.
그럼 마치 화답이라도 하려는 듯이
온 동네 개들이 번갈아 짖어대지요.
똥개든 진돗개든 생김새는 다른데
어쩌면 그렇게 한결같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뭐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그냥 말 그대로 그냥, 앞집 개가 짖으니 무조건 따라합니다.
어째 세상의 시끄러운 시시비비를 따지는 정황이
사뭇 비슷하지 않습니까?
이런 태도의 밑변에는 그칠 줄 모르는
불신과 불안이 도사리고 있기 마련입니다.
보다 더 많이, 보다 더 크게, 보다 더 아름답게 등
끝없는 ‘보다 더’를 쫓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힘들까요?
혜안선사의 시 한편 소개합니다.
'구하지 말라. 구하면 괴로웁나니
무심하면 편안하리라.
무심하기 어렵다 마라. 욕심만 쉬면 그만이니
걸림 없는 도를 보리라.'
자 오늘도 구할 새 없이
걸림 없는 부처님생명을 실컷 누립시다.
나무아미타불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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