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모시는 정신입니다.
저희 동네에 있는 어느 큰 성당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는데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하늘에게 행복을 달라 했더니,
먼저 감사부터 배우라 했다.'
성경의 말씀인지는 모르겠으나,
짧지만 담담한 기쁨을 주는 글귀였습니다.
그 글귀를 보며, 이런 불경의 비유가 떠올랐습니다.
비탈진 언덕 기슭에 나무 한 그루가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그 언덕 척박한 땅에서 자란 등나무가
간신히 넝쿨을 뻗어
그 나무줄기를 감아 타고 올라갔습니다.
넝쿨은 그 나무의 연약한 가지 끝에서 늘여뜨러졌는데,
그 아래 있는 깊은 우물 속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우물 속으로 내려진 넝쿨 중간에
한 사람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무척 행복해 보입니다.
나뭇가지의 위에 걸려있는 벌집에서
흘러나온 달콤한 꿀이
한 방울 두 방울 그 사람의 입술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넝쿨을 쥐들이
야금야금 갉아 먹고 있습니다.
나에게 물어봅니다.
나는 행복한가?
나에게 달콤한 꿀은 무엇일까?
내가 붙들고 있는 등나무 넝쿨은 또 무엇일까?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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