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모시는 여여입니다.
오늘은 어제의 반복이 아닙니다.
조금은 낯선 듯하지만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고 보면 엄청나기 짝이 없습니다.
기둥 하나, 심지어는 티끌 하나까지도 새삼스럽습니다.
간혹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지켜보노라면
그들처럼 행복한 모습을 어디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어른들이 보면 별 쓸모도 못 느낄 그런 나무막대기로
모래를 헤집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지요.
해변을 거닐며 조개를 줍는 정겨운 광경은 또 어떤가요?
별 의미 없을 것 같은 반짝이는 조개를 줍는 눈길마다에는
호기심의 향기가 묻어납니다.
개울에서 주은 조약돌을 쥐고 들여다보는 그 사람의 눈빛은 또 어떨까요?
되는대로 땅위에 널려있는 돌이 아니라
물기를 머금은 자태에서 세월의 조화를 느껴보는 그 눈가에는
아름다움이 용솟음칩니다.
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얘기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들의 얘깁니다.
누구든 그 자리에 간다면
온통 전심전력으로 그 자체에 몰입해 들어간 그런 사람이 됩니다.
조개를 줍는 나와 조개가 분리되지 않습니다.
조약돌을 줍는 나와 조약돌이 둘이 되질 않습니다.
그 자체 속에서 삶을 보고 자연을 보고 또 우주를 보니 말입니다.
오늘 법우는 그렇게 삽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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