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모시는 여여입니다.
지금 봄이 왔는데 무엇을 보고 계십니까?
눈은 세상만물을 다 볼 수 있지만
단 하나 자신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자기 눈으로 세상을 다 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지요.
내가 봤다고 하지만
그 근거인 눈이 갖는 모순이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비록 자신은 그것을 무척이나 신뢰할지라도
내용적으로 온갖 편견의 연속과
굴절된 사고방식의 표출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지만 눈이 눈을 볼 방법이 전혀 없는 게
아닙니다.
거울 앞에 서기만 하면
그때 눈은 눈을 볼 수 있지요.
그렇습니다.
먼저 자기부터 봅시다.
세상은 나로부터 보이는 세상이지,
그 세상에서 내가 거꾸로 보이는 게 아닙니다.
세상에 벌어지는 모든 것은 오직 나의 반영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와 비슷한 정도가 아닙니다.
온통 나와 다르지 않은 세상이 벌어집니다.
마침내 벌어지는 사건과
인간관계의 갖가지 인연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상대적인 처지를 바탕으로 해서
싫은 것을 외면하고
좋은 것은 쟁취하려는 가치판단을
일으킬 새마저 없습니다.
지금, 여기서, 있는 그대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압니다.
내 눈앞에 보인다면
그것은 좋고 싫음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압니다.
다만 모두가 나의 삶으로부터 말미암아
나의 삶으로 복귀하고 있을 따름이니
바로 이럴 때가 나무! 하는 순간이란 의미를
되새기면서 말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108념 | 나무아미타불 500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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