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모시는 범활입니다.
말세(末世)는 부처님가르침을 만날 수 없는
말법시대를 가리킵니다.
이러한 말세에 다섯 가지 혼탁한 현상이 일어나는데,
‘오탁악세(五濁惡世)’라고 합니다.
겁탁(劫濁)ㆍ견탁(見濁)ㆍ번뇌탁(煩惱濁)ㆍ
중생탁(衆生濁)ㆍ명탁(命濁)을 말합니다.
탁(濁)하다는 것은 참된 생명가치가 발현되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참생명은 부처님생명이기에
본래 부처로 사는 것이 마땅하지만,
부처로 살지 못하고 중생노릇을 하는 것이 탁함입니다.
먼저, 겁탁(劫濁)은 시간이 흐르다보니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에 길들여져 더 이상 생명의 역동성이
표출되지 않는 것입니다.
나의 참생명은 부처님생명입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생명력은 무한하며,
생명력의 표출에 한계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내 식’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한정된 테두리를 그어놓고,
그 속에 들어가 안주하려고만 하는 게으름과
오직 그것만이 진실이라고 내세우는 교만심에 지배당하는 순간,
생명의 역동성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겁탁 속에서는 더 이상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견탁(見濁)은 각자 바라보는 견해가 달라서
일어나는 혼란한 상황입니다.
견탁 속에서는 오직 ‘나’의 견해만이 옳다는 주장이 난무해
‘나’와 ‘너’의 투쟁이 끊이지 않아
개인 간에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고,
집단 간에 이익 다툼이 치열하며,
민족 간에 유혈 사태가 벌어지고,
국가 간에 전쟁을 불러옵니다.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나’를 내세우지 않습니다.
오직 ‘나’의 견해만이 옳다고 내세우며
다른 생명들과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 견탁입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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