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듣기
 

내 생명이 쉴 곳은 어디메뇨!(1)

문사수 2019.09.04 조회 수 453 추천 수 0



우리의 일상은 참 바쁘고 피곤합니다. 피곤하고 힘드니까 휴식을 갖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그 휴식(休息)이라는 한자가 참 재미있어요. 쉴 휴() 자는 사람 인()에 나무 목()변이 붙어요. 나무 그늘에 사람이 기대어 쉰다는 뜻임을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식()자가 숨 쉴 식자입니다. 숨을 쉬는 게 휴식이라는 뜻이 되지요. 숨을 멈추면 죽는데 그럼 휴식은 죽는 건가요?

이왕 쉬려면 잘 쉬어야 하는 못 쉬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잘 못 쉬니 소위 월요병이 있고 연휴병이 생기고 그러잖아요. 어떻게 쉬는 것이 잘 쉬는 걸까요?

우린 인생을 사는데 각자 무언가에 의지하며 살고 있죠. 그럼 나는 과연 무엇에 의지하며 살고 있는가?

우리의 육신이라고 입장에서 본다면 땅···바람 지수화풍에 의지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정신이 의지하고 우리 마음이 의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무리 좋은 금침을 깔아놓고 쉬어도 마음이 불안하면 불편하기 마련입니다.

우리 마음이 의지하고 있는 가치즉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가가 삶의 관건이 됩니다.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가? 이런 질문을 던졌을 때 부처님 법을 따르는 우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내가 산다는 말보다는 살려지고 있다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산다는 것은 자력적이죠. 내 의지대로 살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살려지고 있다는 것은 나의 의지와는 별개로 타력적입니다.

그러니까 살려진다는 표현은 부처님의 깨달음의 내용인 모든 존재는 연기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나와 떨어져 있고 나와 무관한 사람인 것 같지만 다 관계를 맺고 있어서 불가분(不可分)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쪽에서 손가락을 한번 튕기면 그것은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아주 미세하지만 이건 물리학적으로도 증명이 되는 얘기 아닙니까? 어찌되었든 우주 삼라만상에 있는 모든 것과 내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나와 별도로 있지를 않아요.

그러니까 내 눈앞에 보이는 가족, 친지, 친구, 이웃, 우리 국민, 인류 전체가 다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물처럼 다 얽히고 설켜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그물코를 당기면 모든 그물이 연결되어 딸려오는 것처럼 우린 그런 관계를 맺고 있으니 살려지고 있다 이렇게 표현합니다.

아까 가치관을 얘기했는데, 자기 의지대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자주적인 인생관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따져보니 내가 자주적으로 살려고 해도 나에게 공급되어지는 그 무엇이 없다면 나는 살지 못하죠. 무엇은 분명 는 아니잖습니까?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고 무엇에 의지하고 또 쉬고 하는 모든 것들이 다 나 이외의 것이니까 내가 산다는 말은 아예 성립이 안됩니다.

우린 아주 사소한 것 때문에 화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휘발유에 불이 붙는 것처럼 그냥 갑자기 순식간에 일어납니다. 그 불길을 잡으려면 우선 그 불을 인정해야 합니다. 불이 났다고 시인하지 않으면 어느새 다 타버리고 말죠. 그래서 불이 났구나!’ 하면서 그 불을 봐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 불을 보라고 알려주십니다. 삼계(三界)가 불타고 있다. 세상이 불타고 있구나! 하는 법문이 그것이지요.

우리가 앞에서 얘기한 휴식이라고 하는 것은 쉽게 말하면 열반(涅槃)입니다. 비유하자면 부처님께서는 소방관인 셈인데, 불이 난지도 모르고 또 불이 났는데 신고하지 않으면 불을 끌 수가 없잖아요. 얼른 신고만하면 불을 꺼주시러 출동하시는 분이라는 말입니다. 이런 불, 저런 불, 산 불, 집 불, 온갖 불이 있지만 그 불은 소방관들이 다 꺼주지만 우리 마음의 불은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죠. 마음의 불을 꺼주시러 오시는 분이 부처님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은 겁이 나서 끄기 어려우니 거의 다 꺼주시고 훅! 불어 마무리할 만큼만 남겨 두십니다. 우린 그걸 훅 불어서 끄면 되는 거지요. 니르바나 즉 열반 즉 훅 불어서 끈다라는 뜻이 여기에 있습니다. 아주 고요하고 편안한[寂靜]거죠. 우리가 진짜 쉴 곳은 열반적정(涅槃寂靜) 아니고는 없습니다. 훅 불어 끄는 우리의 일이 바로 염불(念佛)입니다. <계속>


                                                                    <문사수법회 정신법사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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