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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의 삶이란...

문사수 2018.02.09 조회 수 6512 추천 수 0


시중에 돌아다니는 동전은 둥근 모양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동전이 언제나 둥글다는 사실을 의심치 않습니다.
그럼, 과연 동전의 속성은 항상 둥근 것입니까? 아닙니다.
길목마다 놓여 있는 자판기를 사용할 때, 동전을 둥글다고 우기는 사람은 아무리 억지를 써도 커피 한 잔 뽑지를 못합니다. 자판기의 동전을 받아들이는 입구가 가느다란 직사각형으로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동전을 옆으로 누입니다. 어떻게 하면 가느다란 직사각형이 되는지를 이미 알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이것이 대승(大乘)입니다.

우리는 원래부터 이렇게 소소한 것부터 삶의 모든 것들을 완전히 성취해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진실생명을 찾는 구도자’ 또는 ‘참생명을 구현함에 뜻을 둔 생명’을 뜻하는 보살(菩薩)의 삶을 대승불교(大乘佛敎)의 이상적인 삶으로 추구하는 것입니다.

보살은 모든 삶의 현상들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일체의 것을 배우고 이해함에 있어서 잠시의 쉼도 용납하지 않는 적극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참되게 산다는 것을 미리 설정하고, 그것에 억지로 도달하려는 작위적인 태도는 보살의 것이 아닙니다.

보살은 교조주의(敎條主義)적인 성문의 경직성이나 신비주의(神秘主義)를 추구하는 연각의 애매함 모두에 연연치 않습니다. 성문과 연각을 스스로 토한 실로 자신을 묶는 누에와 같다고 한다면, 보살은 자신이 토한 실 위를 자유자재로 노니는 거미와 같은 태도를 취합니다.

그래서 보살에게는 나와 너라는 구별이 애당초 있을 수가 없습니다. 남이 원래 없기에 세상사 모두가 나의 일입니다. 다른 사람과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자아(自我)가 자신에게 없듯이, 세상의 모든 것에도 실체가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보살이 획일적인 한 가지의 모습만을 갖는 것도 아닙니다.
가정에 있거나 직장생활을 하거나 어떤 자리에 있어도 삶의 주인공이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때로는 스승이 됩니다. 때로는 제자가 됩니다.
언제까지라는 한정을 두지도 않습니다. 삶의 과정 자체가 이미 완성임을 넉넉한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보살이 사는 시간을 굳이 문법적으로 설명한다면, 현재진행형(現在進行形)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인생에 목적이 있다고들 하지만, 그것은 마침표를 찍는 것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우리가 산다고 하는 것은 언제나 미지(未知)의 삶을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드러난 모습도 우리의 인생이겠지만, 살아가야 할 생명의 기회는 무한히 다가옵니다.

예를 들어, 지하(地下)의 세계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아무리 첨단의 과학을 동원해도 지진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화산(火山)의 폭발을 감당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엄연히 활동하고 있는데도 눈치 채지 못할 뿐, 그 움직임은 언제나 있어 왔습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고 그것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이처럼 가소로운 소리도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 생명의 가능성을 현상적인 기준에서만 평가하는데 길들여져 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소승적인 삶의 태도는 본래 우리의 것이 아닙니다. ‘빙산(氷山)의 일각(一角)’이라는 말이 있듯이, 드러나야 할 우리의 생명내용은 충실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와 같은 무한한 가능성의 실현은 다른 누구의 것이 아닙니다.
바로 법우님의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의 삶이 지향할 궁극의 길은 생명의 무한성을 시간과 공간마다에서 증명하는 대승의 길밖에 없는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문사수법회 여여법사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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