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듣기
 

왕생(往生)의 순간은 언제인가?

문사수 2017.05.26 조회 수 9186 추천 수 0

  법당에 부처님이 모셔져 계시는데, 일반적으로 ‘그 부처님의 이름이 아미타불이다’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정확하게는 아미타불이라는 이름을 가진 부처님이 따로 계신 것은 아닙니다. 이 의미를 이해하시나요?
  그러니까 내가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순간, 그대로 부처님을 모시는 겁니다. 거기에 바로 부처님이 계십니다.

  아미타의 뜻
  아미타의 뜻은 무량광(無量光) 무량수(無量壽)입니다. 무량광은 광명이 한량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아미타부처님은 온천지, 온 우주에 안 계신 곳이 없기 때문에, 내가 ‘나무아미타불’을 부를 때 아미타부처님의 광명이 나에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무량광이에요. 무한한 광명이 나를 비춰주고 계십니다. 무한한 광명이기 때문에 우리가 구원되는 겁니다.

  우리가 지금 중생 노릇하는 것은 12연기법(緣起法)에 비추어보면 무엇 때문이죠?
무명(無明) 때문이죠.
  태어나서, 늙고, 죽는 근본 원인을 무명이라고 했습니다. 무명의 의미는 없을 무(無), 밝을 명(明). 밝지 못하다는 것이죠. 밝지 않은 것, 즉 무명(無明) 때문에 행(行), 식(識), 명색(名色), 육입(六入) 등이 연(緣)하여 진행이 되는 걸 불가에서 12연기법이라고 부릅니다.

  무명이라는 말은 어두움입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어두움이라고 하지 않고 ‘밝음이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어두움이라는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면, 앞에서 말했듯이 그대로 아미타불이 내 생명의 중심에 가서 앉는 겁니다. 내 생명의 중심에 와서 아미타불이 앉으니까 어디에도 무명이 있을 수 없죠. 어둠이 있을 수 없죠.
  어디에도 어둠이 없다는 말은, 우리에게 겉으로 보기엔 생로병사가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은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는 말입니다.

 근본무명
 우리에게는 죽음이 없습니다. 그전에 한 번 이야기 했습니다만 ‘휘테’라는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가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어요. ‘죽음이란 것은 객관적으로는 있지만 주관적으로는 없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말은 뭐냐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누군가를 보고 죽었다고 그래요. 그런데 죽은 당사자는 죽지 않았다고 그럽니다.
  우리들이 사실은 세상에 태어난 적도 없고 따라서 죽는 것도 없는 인생을 살지만, 우리들의 어두운 생각에는 ‘나는 나서, 늙고, 병들고, 죽고 있다. 나는 몇 십 년을 살았다.’ 이렇게 우기는 마음이 있단 말이에요.
  그렇게 우기는 마음의 근본이 바로 무명입니다. 그 무명 때문에 모든 것이 시작이 되는 건데, 무명이라는 어두움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밝음이 거기까지는 아직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니, 나무아미타불을 부르게 되면, 아미타불이 내 생명의 중심에 와서 앉으니까 일체 모든 무명은 다 없어져 버리죠. 있었던 무명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까, 반야심경에서도 무무명(無無明)이라고 그랬습니다. 무명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명은 본래 없는 겁니다.

  무량광(無量光)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염불이 바로 12연기법의 근본인 무명을 다 없애줍니다. 온천지가 본래부터 광명천지라는 것을 내가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량광이에요.
무량광은 한량없는 빛이죠. 그리고 또 무애광(無碍光)입니다. 무애광은 장애가 없다는 말입니다. 아미타부처님의 광명을 가로 막을 장애물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래서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사람에게는 광명천지밖에 없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부르는 사람 앞에는 고맙다는 말밖에 나올 게 없어요.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사람에게는 기쁨과 영광을 느끼는 것밖에 없어요. 그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르죠. 이것은 법회에 나와서 법문을 듣지 않으면 배울 수 없는 겁니다.
  나무아미타불로 살고 나무아미타불로 하루 종일, 그저 내 인생을 빛내자 이겁니다.

  나무아미타불로 하루를 지내면 그 사람에게는 복이 한량없이 옵니다. 그러니까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할 것도 없죠. 여러분들한테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안 한다고 했는데, 말로 ‘복 많이 받으세요.’ 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은 여러분들이 복의 주인공이란 사실을 깨달아 나아가는 길을 열어 드린 겁니다. 할 수 있죠?
  정말 나무아미타불을 부지런히 불러야 합니다. 자나 깨나 불러야 합니다. 하루 종일 불러야 합니다. 부른다는 건 ‘듣는다’는 겁니다. 그렇게 계속 들어야 합니다.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사람 앞에는 아까 이야기대로 절대로 어두움이 나타나지 않으니까 나쁜 사람이 있을 수 없고,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사람 앞에 나쁜 운명이 있을 수 없고,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사람 앞에 욕구불만이 있을 수 없고, 짜증이 있을 수 없고, 다만 축복받는 인생이 내 앞에 전개되는 겁니다.
 
  왕생(往生)이란
  왕생이란 말은, 여기서 목숨이 끊어지면 극락세계에 가서 난다는 말로 해석이 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야 할 극락세계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떠나야 할 사바세계도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참다운 의미의 왕생은 뭐냐? 다시 말해서 참다운 의미의 나무아미타불은 뭐냐?

  나의 참생명은 본래부터 중생생명이 아니라 부처님생명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왕생극락(往生極樂)이 되는 겁니다.
 그때는 벌써 겉으로는 중생 같아 보이지만 중생이 아니라는 거죠. 내 참생명을 찾은 것이고, 거기에는 어둠이 없습니다. 몸뚱이가 내가 아니라는 것을 완전히 아는 것이죠. 그때 왕생하는 겁니다.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면 모든 액운이나 악운에서 벗어납니다.
더욱이 중요한 것은,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는 사람은 ‘나의 참생명은 본래부터 중생생명이 아니고 부처님생명’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믿어 알게 되었을 때, 그때가 왕생극락입니다.
  그래서 정토신앙에서의 신심(信心)을 선종(禪宗)에서 이야기하는 견성(見性)과 같다고 합니다. 같은 자리에요.
  여러분들이 입으로 항상 부르죠. 나의 참생명 부처님생명이라고. 밥그릇 앞에서도 합니다. 그렇죠? 그것은 누구 들으라고 하는 거죠?
내가 듣는 겁니다. 그래서 그 순간순간에 우리는 왕생을 합니다.

  우리 부지런히 염불해서 나의 참생명이 부처님생명이란 그런 믿음 속에 하루하루를 지낼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복 많이 지었죠? 그러면 복 많이 받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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