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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예불문8] 보살님의 보살핌 속에 산다

문사수 2014.08.25 조회 수 21307 추천 수 0


정토예불문 강의(8)


  

보살님의 보살핌 속에 산다


정토예불문 앞 시간까지는 삼보 가운데 불보와 법보에 대한 예경을 모셨습니다. 오늘부터는 승보에 대한 예경이 시작됩니다. 그 첫 번째가 보살님에 대한 예경입니다.


지심귀명례 문수보현양대보살 관음세지양대보살

至心歸命禮 文殊普賢兩大菩薩 觀音勢至兩大菩薩

대원본존 지장보살 일체청정대해중 보살마하살

大願本尊 地藏菩薩 一切淸淨大海衆 菩薩摩訶薩


부처님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이미지는 지혜(智慧)와 자비(慈悲)라고 하는 거룩한 덕성으로 상징됩니다. 그래서 부처님을 친견(親見)한다고 할 때 육신으로서가 아니라 그 지혜와 덕성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정진 중이나 꿈속에서든 부처님을 뵙는다는 것은 참 소중한 신앙체험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집착하지만 않는다면요.

신앙적으로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덕성을 우리가 만나도록 해주시는 구체적인 접점에는 바로 보살(菩薩)님이 계십니다. 어떤 분은 관세음보살님은 어느 나라 분이냐고, 보살은 실존인물 아니냐고 물으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인물로서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분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각유정(覺有情)’ 즉 깨달은 유정 혹은 깨달음을 향해가는 구도자를 일컫는 보통 명사입니다. 신앙적으로 말하자면 부처님의 구체적인 활동 그 자체를 인격화한 분입니다.

부처님의 덕성을 표현할 때 두 가지를 얘기합니다. 지혜(智慧)와 복덕(福德)입니다. 이 두 가지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으시기에 양족존(兩足尊)이라고 불러 모십니다. 지혜는 물론이고 복과 덕을 완전히 갖추신 분입니다.

보통 복을 비는 것을 구복종교라고 폄하하고 있기는 한데, 경전에 보면 복덕을 짓는 공덕에 대한 법문이 많이 나옵니다. 부처님은 수복(修福) 즉 복을 닦아서 복을 받는 도리를 설하고 계신데, 복을 닦지도 짓지도 않고 복을 구하니까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불교는 진정한 의미의 복()의 종교라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지혜와 복덕이 완전히 구족(具足)되어 있는 분입니다. 모자람이 없이 충족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이 구족으로부터 자비심(慈悲心)이 나옵니다. 내가 뭔가 모자란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줄 생각이 나겠습니까? 주기는커녕 더 가져야 한다는 욕심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완벽하게 복덕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모든 생명들에게 아낌없이 복을 베풀 수밖에 없으신 것입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자비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두 가지 구족된 덕성을 지혜와 복덕이라고 얘기하지만 뭇생명들을 향하여 표현될 때는 지혜와 자비라고 하는 것입니다.

지혜와 자비를 태양에 많이 비유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해가 떴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해를 보셨나요? 꼭 해는 안 봤지만 해 뜬걸 금방 알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해가 떴을 때 세상은 밝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따뜻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태양의 밝음을 지혜라고 얘기하고 따뜻함을 자비라고 합니다. 그래서 해를 부처님이라고 할 때, 밝음과 따뜻함을 보살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태양의 에너지가 우리에게 직접 느껴져서 태양의 존재를 아는 것처럼 보살을 통해서 우리는 부처님과 만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보살의 중요한 특징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원력(願力)입니다. 원력 즉 소원하는 힘입니다.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보살은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베풀어지는 구체적인 활동을 상징하는 분입니다. 그런데 왜 베푸시는 것이고 무엇을 소원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뭇생명들을 도와서 교화하겠다는 것이고, 온갖 괴로움에서 구하고 마침내 깨달음의 세계에 이르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원의 방향성이 자기 자신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적 존재에게로 향하는 것입니다. 이런 원의 힘으로 사는 분을 보살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부처되게 하시겠다는 인연으로 오신 분임을 알면 불보살님들은 자비동체(慈悲同體)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왼쪽에는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이 계시고, 오른쪽에는 자비를 상징하는 보현보살이 계십니다. 이분들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양대보살이십니다. 협시보살(脅侍菩薩) 혹은 좌우보처(左右補處)라고도 합니다.

우리는 보살님을 각각의 특징적인 모습으로 구별합니다. 문수보살님은 사자를 타고 계시거나 동자의 모습으로 많이 나옵니다. 사자의 울음소리에 모든 동물들이 죄다 굴복하듯이, 삿된 마음과 번뇌를 추호도 용납하지 않는 지혜의 굳센 힘을 상징합니다. 어린 아이 모습은 오염되지 않는 순수 자체로, 있는 대로를 볼 수 있는 지혜를 상징합니다. 그런데 많은 보살님들이 동자의 모습으로 상징되는데, 그래서 자칫 얕보기 쉬울 수 있습니다. 아만심이 있으면 보살님들이 가까이 와 계셔도 친견하지 못한다는 숨은 뜻도 있습니다.

보현보살님은 화엄경 보현행원품으로 유명한 보살님이지요. 보현보살님은 자비를 상징함과 동시에 지칠 줄 모르는 실천행의 주인공이십니다. 즉 실천이 따라주지 않으면 자비가 아님을 일깨워 주시는 것이죠. 특히 코끼리를 타고 계신 모습으로 구별되어 지는데, 코끼리는 지혜롭기도 하고 또한 두려움 없이 잘 가기 때문에 걸림없는 실천행을 상징합니다.

자비란 구체적인 실천입니다. 우리가 머릿속으로는 이게 옳다.’, 이게 가야 할 길이다.’라고 알아도 직접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목도하면 그냥 측은지심만으로는 자비행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실천행이 없으면 자비가 발현되지 않습니다.

지혜와 자비는 같은 말입니다. 지혜없는 자비는 자비가 아니라 만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자비가 없는데 지혜를 밝혀야할 이유가 없습니다. 뭇생명이 한생명임을 아는 것이 지혜이고 뭇생명을 한생명으로 이끄는 것이 자비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린 보살님들이 언제나 밀어주고 당겨주는 덕분에 살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구름에 잠깐 해가 가렸을 뿐인데 해가 없어졌다고 아우성치지 말아야겠습니다. 보살님들의 보살핌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안심(安心)입니다. <계속>


<문사수법회 정신법사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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