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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일대기] 쌍림열반상(2)

문사수 2013.04.26 조회 수 30300 추천 수 0

8. 열반, 생명의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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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 2




자등명 법등명, 자귀의 법귀의


부처님께서 인연에 따라 이 세상을 정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제 궁금한 것을 다 물으라. 인연 속에서 몸을 버릴 때가 되었다.”


이때 평생을 부처님 곁에서 시봉한 아난존자가 울부짖으며 여쭈어 봅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부처님을 모시면서 부처님께 의지했는데, 이제 부처님께서 돌아가시면 저희는 무엇에 의지해야 합니까?”


이에 따른 부처님의 말씀은 우리가 불교를 신앙(信仰)하는 근거를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으라
[自燈明 法燈明]
스스로에게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라
[自歸依 法歸依]”


부처님께서는 당신의 상(像)이나 탑(塔)을 세워서 귀의하라는 말씀을 남기시지 않았습니다. 단지 ‘스스로에게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스스로에게 귀의한다고 할 때의 그 ‘스스로’는 남들과 대립하고 있는 상대유한적인 ‘나’가 아닙니다. 번뇌 망상을 일으키고 있는 중생인 ‘나’를 긍정하고 거기에 의지하라는 의미가 결코 아닌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귀의하라’는 말씀은 ‘귀의의 대상을 밖에서 찾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곧 이어 진리이며 절대무한인 법(法)에 의지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귀의해야 될 것은 절대무한생명인 우리의 참생명입니다. 우리의 참생명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볼 수 있다면 보는 내가 있고 보여지는 대상이 있으므로 거기에는 주관과 객관의 대립이 있는 것이며, 이는 절대무한이 아니라 상대유한입니다.


우리가 귀의하는 ‘스스로[自]’는 ‘진리[法]인 나’이며, 이것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나’를 부정함으로써 드러나는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상대유한적인 ‘나’가 완전히 포기되면 그 자리는 본래부터 있는 나의 참생명인 부처님생명이 드러나게 됩니다.


따라서 자기의 힘으로 깨달음을 이룬다는 자력신앙(自力信仰)의 의미를 곡해(曲解)해서는 안 됩니다. 남들과 대립되어 있는 상대적(相對的)인 ‘나’를 긍정하고 확장시켜서 마침내 절대(絶對)를 실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상대적 존재인 ‘나’가 부정되는 것이기에, 어떤 의미에서 보면 타력(他力)이라 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내 밖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본래 나의 참생명이 드러나는 것이기에 엄밀히 말해서 타력(他力)이라 할 수도 없습니다. 굳이 말한다면, 절대타력(絶對他力)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자귀의 법귀의(自歸依 法歸依)’의 가르침은 언뜻 보면 자력신앙에 대한 말씀인 것 같지만, 결코 ‘나’의 범주에서 행하는 신앙이 아닙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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