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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짓는 공덕을 따라 기뻐한다’는 것은

문사수 2012.10.24 조회 수 27128 추천 수 0

  <남이 짓는 공덕을 따라 기뻐한다.>
  벌써 법우님은 이 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왜냐하면 남이 짓는 공덕을 기뻐한다고 했지만, 우리가 계속 공부하기를 불교 입장에서는 남이 없다고 했습니다.
  남이 없으므로 남처럼 보이는 그 사람이 사실은 남이 아니건만, 우리는 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기하고 질투합니다. 공덕을 짓는다는 것은 좋은 일을 했다는 것인데, 누군가 좋은 일을 하면 겉으로는 ‘야, 참 잘했다’고 하면서도 속마음은 ‘괜히 건방지게, 제까짓 것이 뭐라고…’하는 마음이 드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시기·질투하는 마음은 나와 남을 대립한 마음입니다.

  그러니깐 남이 짓는 공덕을 따라 기뻐한다는 말은, 첫째 이 세상에 본래 남이 없으니 남이 있다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마음을 내버리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남이 있다는 생각을 어떻게 내버립니까? 바로 나무(南無)로 남이 있다는 생각을 부정해버립니다. ‘남이 짓는∼’ 생각이 나거든 얼른 나무! 해야 합니다. 이렇게 나무! 했을 때, 나와 남 사이에 있었던 울타리가 다 없어져 버립니다.
  울타리가 없는 입장에서 보면 이 세상 어디에도 남이 없습니다. 그래서 남이 짓는 공덕이라고 했지만 남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공덕(功德)이란 무엇입니까?
  좋은 일을 해서 남들을 행복하게 해주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불교를 믿으면서 공덕을 짓습니다. 여러 가지 좋은 일을 많이 하고, 법회도 많이 하고, 책도 내고, 또 남들에게 불법(佛法)도 일러주는 등 많은 공덕을 짓습니다.
  그렇다면 공덕 짓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나 잘났다는 걸 드러내자는 것도 아니고, 나보다 못난 사람을 살려준다는 것도 아닙니다. 앞에서 부처님은 나보다 못난 놈이 있어서 내가 제도한다면 그것은 공덕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잘났고 저 놈은 못났는데, 그러니깐 잘난 내가 못난 저 놈을 제도해주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져도 공덕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또 내가 공덕을 많이 지어서 내가 잘난 사람으로 드러나는 것도 공덕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공덕의 진짜 목적은 무엇입니까?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나와 남이 다 함께 부처되어지이다[自他一時成佛道]’ 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남이 짓는 공덕을 따라 기뻐한다는 것은 첫째 남이 없다는 것과, 둘째 우리가 세상사는 목적은 어떻게든지 세상 사람과 더불어 부처되겠다는 공덕을 짓겠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면 그 공덕을 지어서 남들을 부처 만들겠다는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바로 나한테 있습니다.
나에게 있는 책임을 저쪽 사람이 해주었으면 그것이 고마운 일이지 시기 낼 일은 아닌 거죠.
부처님과 나의 촌수는 가깝고 먼 사람이 없이 다 같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부처님 일[佛事]을 하는 것인데, 내가 미처 못했을 때 다른 사람이 해준다면 그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니 ‘참 고맙습니다’ ‘정말 기쁩니다’ 하는 마음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그 사람이 짓는 공덕을 따라 기뻐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남이 짓는 공덕이라는 말로 했으니 그렇지, 처음부터 남이 없고, 참으로 있는 것은 세상 사람과 더불어 부처님생명의 길을 가자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 사실만이 기쁜 것이지 누가 했는지 안했는지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나무아미타불!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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