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듣기
 

병든이에게 어진 의원이 된다는 것은

문사수 2012.03.01 조회 수 24402 추천 수 0

병든이에게 어진 의원이 된다는 것은

 일본에 한 의사가 있는데, 그 사람은 자기 말로 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의사랍니다. 자동차는 물론 없고 집도 엉망입니다. 그 사람은 환자가 오면 약을 주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얘기를 듣습니다. 그러고는
 “그것은 당신이 시어머니를 미워해서 그런 것이니, 시어머니를 미워하지 말고 오늘부터 백팔배 하시오.”
하고 처방해 주는데, 그 사람의 병이 낫는 답니다. 이런 식으로 처방해서 약값을 못 받으니 가난뱅이지요.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데, 만난 적은 없지만 그 사람 저서는 여러 권 가지고 있는데, 참 재밌습니다.
  팔을 삐었다든지 다쳤다든지 하는 외과적인 질환도, 정신분석학에서는 그것이 우연히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전부 자기 마음속에서 바라고 있었던 것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세상에서 병나는 것 같이 큰 고난이 없습니다. 병이 나면 아버지든 할아버지든 전부 찾아와서 꼼짝 못합니다. 그래서 평상시에 남을 지배하고자 하고, 남의 사랑을 받고 있나 확인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병을 많이 일으킵니다. 그럴 적에 앞에 말한 바와 같이 심인성질환은 말할 것도 없고, 외과 질환도 생기는 것입니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자동차에 치이는 것까지도 자기가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 그렇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다른 어떤 의사도 약을 주지 않고,
 “약은 지엽(枝葉)적인 문제입니다. 당신에게 병이 있는 근본원인을 고쳐야 하는데, 그 근본원인은 당신 마음에 있습니다”
라고 합니다. 환자들이 병의 원인을 자세히 알기 원하면 많은 시간을 얘기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많은 환자를 볼 수가 없어 평생 가난하게 살았답니다.

  그런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 주변에 누가 병이 났다고 하면 그 사람을 찾아가서는, 남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없애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그것이 ‘병든 이에게 어진 의원이 되는 것’입니다. 남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만 없어져 버리면 병이 나아버립니다.
  전에 미국의 어떤 의과대학 병원에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습니다.
  사우나탕에 들어가는 사람에게 수건을 나누어주고 땀을 받게 해서, 그 땀을 모르모트 쥐에게 먹이기도 하고 화초에 주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의 땀을 먹은 모르모트는 바로 죽어 버리고, 어떤 사람의 몸에서 나온 땀은 화초에 주었더니 화초가 잘 자라더랍니다. 똑같은 땀인데 왜 어떤 것은 남의 생명을 빼앗고 어떤 것은 남의 생명을 키워주나 조사를 해보니, 남을 미워하고 원망하던 사람, 또 슬픔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자기가 학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몸에서 나온 땀에는 아주 무시무시한 독소가 섞여 있었다는 것입니다. 호흡하는 것을 거즈에 받아 가지고 실험을 해보았는데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남을 미워하고 원망할 때,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 해(害)가 가던가요? 내가 남을 미워했기 때문에 그 사람이 일찍 죽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북한의 김일성을 한국 사람이 다 미워해도 일찍 죽지 않고 살만큼 살다 죽었습니다.
  그렇다면 미운 마음을 일으켰을 때 독소가 나오는 것은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겠습니까? 바로 나에게 해를 미쳐서 결국 병이 나는 것입니다. 만약에 정말로 나쁜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이 나에게 해를 끼쳤다면 그 벌은 누가 받아야 합니까? 그 나쁜 사람이 받아야 되겠지요. 그런데 그 사람이 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사람에게 해를 입은 나에게 병이 납니다. 세상에 이렇게 억울한 일이 있나요.

  그러니까 세상에 남을 미워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남에게 억울하고 분한 일을 당하거나 말거나 건강하게 나보란 듯이 살면서 남을 미워하는 마음을 내버려야 됩니다. 남을 미워하는 마음을 내버리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건강이 회복됩니다.
  요즘 지장보살(地藏菩薩) 신앙을 많이 합니다.
  지장보살 신앙의 참뜻은, 남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내 마음속에서 없애나가는 과정입니다. 지장보살의 가르침을 받아서 지장보살과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정말 나쁘다고 생각되고 벌을 받아야 될 그 모든 사람들을 다 부처되도록 하는 마음을 내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모르고 무조건 지장보살님에게 매달리는 것은 불교의 기도가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 병든 사람이 많은데, 그 사람을 찾아가서 앞에서 말한 것처럼 ‘마음에 문제가 있어서 병이 난 것이니까, 우리들의 마음을 밝게 하자’는 것을 일러주어야 됩니다. 또한 몸이 아프게 되면 외로움을 타고 남들이 찾아와 주기를 바랍니다. 이럴 때 불자(佛子)들이 찾아가서 아픈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해줘야 합니다. 위로라고 하니까 무조건 듣기 좋은 소리를 해주라는 말이 아닙니다. 아무리 몸에 병이 났다고 하더라도 ‘우리들의 참생명은 부처님생명’이란 것을 일러주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들의 참생명이 부처님생명이므로 몸뚱이는 백 번 천 번 죽어도 본래 생명은 죽지 않는다는 것을 일러줘야 합니다.

  그리고 아파서 누워있게 되면 그 시간이 자신의 인생을 반성하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고마웠던 과거를 생각하고, 남에게 섭섭하게 대했던 것, 남에게 잘못 했던 것을 전부 생각하게 되는 참으로 좋은 기회입니다. 이 기회에 인생을 회고하고 어둡게 살았던 과거를 참회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옆에서 일러줘야 합니다. 이것이 ‘병든 이에게 어진 의원이 되고’의 내용입니다. 

  내 주변에 모든 사람을 남으로 보지 않고 다 한생명으로 살고 있다는 일깨움을 받는 것이 법문 듣는 것입니다. 불교는 지혜의 종교라고 하는데, 회사를 잘 운영하는 지혜, 돈 잘 버는 지혜, 대통령이 되는 지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어떤 지혜인가요?
이 세상 모두 한생명으로 살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는 지혜입니다. 우리가 법문을 듣고 지혜로워진다는 것은 누구하고도 울타리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울타리가 없으니 내 주변 사람이 아플 적에 얼른 가서 아픔을 위로해주고, 그 사람의 참생명을 일깨워주는 일을 우리가 해야지요. 이것이 병든 이에게 어진 의원이 되는 것입니다.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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