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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침의 의미, 믿음의 공덕

문사수 2011.05.25 조회 수 27342 추천 수 0

깨침의 의미, 믿음의 공덕

불교신앙의 목적은 깨침으로써 성불(成佛)하는 것입니다.
본래 자신의 참생명이 부처님생명임을 깨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 것일까요?

첫째, 깨침으로써 성불한다는 것은 ‘깨치지 아니한 상태’에서도 우리의 본질, 곧 생명의 참성품은 본래부터 완벽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깨친다는 말은 본래부터 있어왔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알아차렸다’는 뜻입니다. 알아차리지 못했던 때에는 없었다가 알아차린 후에 비로소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비록 깨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우리의 참생명이 무한생명임을 믿기만 하면 본래 가지고 있는 무한능력은 그대로 드러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처님가르침을 믿고 일상생활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스스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열등의식이나 우월의식과 같은 그릇된 인식들을 말끔히 씻어 버려야 합니다. 이 경우, 믿는다는 말은 맹목적으로 내 바깥에 있는 절대자에게 매달린다는 뜻과는 전혀 다릅니다. 부처님가르침을 진정으로 받아들여서 본래 가지고 있는 자기의 무한능력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남에 의해서 내 문제를 해결하려는 구원신앙이나 타력신앙과 혼동해서는 안됩니다.

둘째, 나의 무한능력을 믿게 될 때 내가 용납 못할 객관세계란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내가 처해진 환경은 달가운 경우도 있지만 못마땅한 경우도 있고, 내 주위의 사람들 중에서도 내 맘에 드는 사람도 있고 맘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러한 못마땅한 환경이나 사람들에 대해서는 원망스러운 마음이 일어나고 때로는 공포심마저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내 능력의 무한성을 믿게 될 때는 이렇게 원망하는 마음과 공포심은 저절로 없어집니다. 그러한 환경이나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이미 나에게 구족되어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물질적으로 궁핍한 환경에 처하더라도 우선은 내가 그러한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임을 믿게 되어 결코 한숨짓지 않게 되고, 또한 우주를 두루 덮고 있는 여래의 무한공덕은 나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모든 조건을 끊임없이 공급해 주고 있음을 믿는 까닭에 절망하지 아니하게 됩니다.
여래의 공덕은 실로 무량합니다. 그러므로 그 무량공덕은 어떠한 경우에도 다함이 없이 일체 중생에게 무한히 이익을 주고 있습니다.
가령 현재의 생활이 물질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그것을 절망적인 일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한 상황도 여래의 무량공덕이 드러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러한 어려운 환경이 내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깊이 새겨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문제의 초점은 주는 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받는 쪽에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받는 쪽의 그릇이 충분히 크지 않을 때에 그보다 넘치게 주게 되면, 그것은 받는 쪽의 파탄을 불러올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려운 환경에 처하여서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셋째, 끝없이 감사하게 됩니다.
세상에 수없이 많은 종교가 있지만, 평범한 범부를 절대무한의 부처로 만드는 종교는 오직 불교뿐입니다. 절대무한의 부처의 세계로 인도되는 범부에게는 그 어떤 의미의 제한이나 조건 같은 것이 없습니다. 다만 생명이 있다는 것 그리고 마음이 있다는 것, 그것이면 족할 뿐입니다. 남자건 여자건, 유복한 사람이건 박복한 사람이건, 귀족이건 노예이건, 천재건 바보건, 심지어 살인죄를 저지른 죄인일지라도 아무런 차별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오직 부처님의 무한공덕이 자신에게 본래부터 구족되어 있음을 믿는 것만으로 우리는 부처의 세계에 들 수 있는 것입니다.
범부를 부처로 만드는데 있어서 이보다 더 수승한 길이 이 세상 어디에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의 감사한 마음은 이유와 조건이 없습니다. 그저 고맙기만 한 것입니다. 환경이 좋기 때문도 아닙니다. 몸이 건강하기 때문도 아닙니다. 복이 많기 때문도 아니며, 학식이 많기 때문도 아닙니다. 오직 내 생명 그 자체가 고마운 것입니다. 내가 겪는 모든 사람들과 일상생활이 다 고마운 것입니다. 진정 부처님가르침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러므로 불자의 일상생활은 감사한 마음의 연속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넷째, 끝없이 찬탄하게 됩니다.
여래의 공덕이 본래부터 온 우주에 두루하여 있음을 찬탄하게 되고, 나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부처님의 축복을 받고 있음을 찬탄하게 되고, 내가 진리에 눈뜰 수 있도록 내 주위의 환경과 사람들이 도와주고 있음을 찬탄하게 됩니다.
비록 겉으로 보기에는 못마땅한 일이 많을지도 모르지만, 겉모양과 본질은 꼭 같지가 않습니다. 여름철에 수박을 사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수박을 사는 사람들은 수박의 푸른 껍질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들은 수박의 겉모양과는 상관없이 수박의 참 맛을 생각하고 수박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의 환경과 사람들의 겉모양에 상관하지 않고 그 본질을 제대로 본다면 우리는 오직 찬탄밖에 할 것이 없습니다. 오직 겉모양만을 보고 좋거나 싫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여래의 가르침을 믿지 않아서 생기는 어리석음입니다. 모든 것의 참모습은 여래와 하나임을 믿는 까닭에 찬탄하며 사는 것은 당연한 불자의 삶입니다.

불자(佛子)에게는 주위의 사람들에 대한 미움이나 원망이 싹틀 여지는 아예 없으며, 요즘의 불경기를 한탄함도 있을 수 없습니다. 초조하거나, 불안하거나, 공포심에 사로잡히거나, 열등감 속에서 헤매는 일도 생각할 수 없습니다. 다만 여래의 무한공덕이 어디에든, 누구에게든 구족되어 있음을 믿을 뿐입니다.
불자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훌륭한 수행도량이며, 만나는 사람이면 누구든 선지식(善知識)이기에, 오직 감사와 찬탄뿐입니다. 감사와 찬탄으로 자기의 가정과 직장을 밝히고, 온 세상을 밝혀나가는 것입니다. 불자는 감사와 찬탄으로 불국토를 건설하는 역군입니다.
그렇습니다.
무한공덕의 세계, 무한이익의 세계가 바로 그에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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