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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앙의 세 가지 측면

문사수 2013.05.28 조회 수 27247 추천 수 0

업業과 윤회輪廻
불교신앙에는 업보윤회(業報輪廻)를 믿는 것과, 업보윤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하는 수행해탈(修行解脫)의 양대 측면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불교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윤회라는 현상 자체를 부정합니다. 하지만 업보윤회를 믿지 않는 것은 처음부터 불교가 아닙니다. ‘만약 금생에서 살다가 죽어버리면 끝’이라고 한다면, 수행을 하거나 착한 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강도짓도 하고, 남도 죽이고, 오로지 내 육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분명히 윤회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금강경에도 당신의 전생이야기를 하십니다. 인욕선인(忍辱仙人)으로 있었을 때의 이야기라든지, 연등부처님께 수기(受記) 받을 때의 이야기 등이 바로 당신의 전생이야기입니다. 부처님께서 이처럼 전생의 이야기를 하시는 것은 우리가 윤회해서 왔고 또한 앞으로도 영원히 윤회해 갈 것이라는 것을 일러주시는 것입니다.

육신을 가지고 일정한 기간을 살다가 죽고,
태어나고 또 태어나선 죽고 ….
이러한 나고 죽음을 거듭하는 것을 윤회(輪廻)라고 합니다.
그렇게 수없는 생(生)을 살 때마다 운명을 겪는데 운명이라는 것은 내 밖에 있는 남이 결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금생(今生)에 태어나기 이전에 과거생(過去生)에 스스로 지은 업(業)입니다.
업(業)이란,
내가 행동하는 것,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등
우리들의 일상생활입니다.

우리가 행한 일상생활이 그대로 기록이 되어서, 좋은 업을 지으면 좋은 과보(果報)를 받게 되고 나쁜 업을 지으면 나쁜 과보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들은 누군가 나의 운명을 좌지우지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내가 전생(前生)에 지은 대로 지금 나타난 것입니다.
이렇게 내가 지은 업대로 윤회를 거듭하며 살고 있는 인생을 업보윤회라고 합니다.
그런데 업보윤회를 거듭하고 있는 인생에는 괴로움과 슬픔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괴로움의 세계, 업보윤회의 세계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시작된 것이 불교(佛敎)입니다.

수행해탈修行解脫
불교는 지혜(智慧)의 종교입니다.
물론 자비(慈悲)의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혜와 자비는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태양을 예로 들어 볼까요? 태양은 밝으면서 동시에 따뜻합니다. 밝기만 한 태양이라든지, 따뜻하기만 한 태양이 아닙니다.
지혜와 자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혜가 없이 자비는 나오지 않습니다.
또한 자비가 없는 지혜는 참다운 지혜일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업보윤회를 하고 있는 근본 원인이 무명(無明)때문임을 일러주십니다. 무명(어둠) 때문에 우리가 인생을 그릇되게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둠을 밝혀야 하는데 그것이 하룻밤에 되지 않습니다.
수행(修行)으로 지혜가 밝아져서 어둠이 밝음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끊임없는 수행에 의해서 우리들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본래생명, 즉 광명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광명이 온전히 드러나면 온천지가 광명천지로 바뀌니까 어둠은 깨끗이 사라집니다. 이때의 밝음이 바로 반야(般若)입니다. 이것은 지혜로부터 말미암기 때문에 반야를 지혜라고 합니다.
어둠 속에 있는 존재들의 삶의 방식이 업보윤회라고 했습니다.
여기서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를 거듭합니다.
그런데 무명이 밝음으로 바뀌면,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벌어졌던 일체의 모든 괴로움이 없어집니다. 즉 어둠이 밝음으로 바뀌어 모든 생사고해(生死苦海)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한마디로 수행해탈이라고 합니다.

자비원력慈悲願力
 이렇게 두 가지 측면, 업보윤회와 수행해탈을 믿는 것이 불교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정토신앙(淨土信仰)의 입장에서는 하나가 더 붙습니다.
수행해탈이라고 하면 내 힘으로 노력하고, 내가 수행해서 지혜를 밝힌다는 의미로 이해됩니다. 그런데 정토신앙에서는 물론 내가 수행을 하지만 그것은 아주 작은 부분이고, 부처님의 자비원력(慈悲願力)에 의지해서 깨달음의 세계에 들어간다는 믿음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부처님을 내 밖에 계신 분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당신과 다르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지혜를 완성하여 생사해탈을 하셨고, 생사해탈을 하신 것은
“이 세상의 모든 중생들이 당신의 생명내용이라고 밝히신 것” 입니다.
당신의 생명과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 바로 부처님 깨달음의 내용입니다.
즉, 지혜가 완성되고 보니, 이 세상의 모든 중생들은 남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전부 생사고해(生死苦海)에서 헤매며 허덕이고 있습니다. 남이 아닌 중생들이 중생으로 남아서 괴로워하고 있는 이상 당신만 생사해탈을 이룬다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괴로워하고 있는 것은 우리자신의 문제이지만, 또한 그것이 곧 부처님 자신의 문제가 됩니다.
결론적으로 내가 성불하지 못하면 부처님께서도 성불할 수 없습니다.
내가 바로 부처님의 생명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이 부처님일 수 있으려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중생들이 중생으로 남아 있으면 안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반야의 광명으로 밝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힘을 주실 수밖에 없습니다.

지혜가 자비를 동반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부처님께서는 끊임없는 자비를 베풀고 계십니다.

이제 오늘 공부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봅시다.
우리는 업보윤회를 믿으면서 수행을 하지만, 부처님의 자비원력이 없이는 업보(業報)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자력과 타력이 함께 겸비되는 세계가 전개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불교신앙(佛敎信仰)이란 반드시 업보윤회를 믿고,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수행 해탈하는 것이며, 이것이 나의 힘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처님의 자비원력에 의지하는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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