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모시는 여여입니다.
오늘의 만남은 어떠할까?
그런데 모든 만남의 수준은 자기 수준에 비례하는 법이지요.
깊은 산중 절에 어느 날 대낮 한 객승이 찾아와
하룻밤 신세지기를 청하였습니다.
마침 빈방이라고는 귀신이 나온다는 방뿐이라
절 측에서는 난색을 보였지요.
하지만 객승이 말하기를
‘원, 귀신이 어디 있단 말이요?’
큰 소리를 친 객승,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몽둥이를 준비하고 문고리를 점검하며 때를 기다립니다.
시간이 지나서 어느새 해가 질 때쯤 해서
다른 객승이 절을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그도 막무가내로 귀신 나온다는 방에서
잠을 자겠다고 청하는 게 아닌가.
기세당당하게 방 앞에 당도한 객승,
문을 힘껏 잡아당겼는데 아니 이게 웬일인가?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이미 자리를 잡고 낮부터 대비하던 객승이
문고리를 단단히 움켜지고 있었던 겁니다.
옥신각신 하다가 마침내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이 마주칩니다.
그렇지만 때는 바야흐로 깜깜한 밤중이라
‘이놈 귀신아!’ 하며 두 사람이 뒤엉켜 싸웁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날이 밝았습니다.
밤새 엎치락뒤치락한 귀신의 몰골을 서로 보기 시작합니다.
아니 이게 누굽니까?
동문수학하던 고향친구였던 겁니다.
그 나물에 그 밥인 것이지요.
그러니 제아무리 무한능력을 갖고 있으면 뭐합니까?
네, 스스로 인정한 만큼 살아갈 뿐입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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