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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怨望을 갚는 행行

문사수3 2020.04.02 조회 수 425 추천 수 1

앙굴리마라 이야기
부처님 당시에 ‘앙굴리마라’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앙굴리마라는 부처님을 만나기 전에 다른 스승에게서 도를 배우고 있었습니다. 앙굴리마라는 스승을 존경하고 따르며 성실하게 수행해서 스승에게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스승이 다른 지역에 일이 있어서 떠나면서 믿음직한 앙굴리마라에게 교단과 가족을 맡기고 떠났습니다.
앙굴리마라의 용모가 뛰어났던지, 스승이 없는 틈을 이용해서 스승의 부인이 앙굴리마라를 유혹했습니다. 앙굴리마라가 그 뜻을 따르지 않자 사모님은 앙굴리마라를 미워하게 되었습니다. 스승이 돌아왔을 때, 사모님은 남편이 없는 틈을 이용해서 앙굴리마라가 자기 방에 들어와서 자기를 범하려고 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스승이 가만히 생각해보니 앙굴리마라가 괘씸합니다. 자기가 믿고서 교단도 맡기고 가정도 돌봐달라고 했는데, 그따위 짓을 했으니 혼을 내주기로 합니다.

앙굴리마라를 부른 스승은
“너는 공부가 잘 되어서, 이제 한 가지만 수행하면 도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그 한 가지란 백 사람의 손가락 백 개를 모아서 목걸이를 만들어 거는 것이다.”는 당치도 않은 가르침을 줍니다.
앙굴리마라는 스승의 말을 그대로 믿고 백 사람을 죽이러 거리로 나갑니다. 그래서 아흔 아홉 명까지 죽였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앙굴리마라가 사람을 많이 죽인다는 소문이 나서 앙굴리마라가 나타나기만 하면 사람들이 다 도망가 버립니다. 그래서 한 사람을 채울 수가 없어요. 그런데 마침 하루는 석가모니부처님이 걸어가시는 것을 보고 쫓아옵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을 죽이기 위해 쫓아와서 다가서지만, 부처님을 보고는 죽일 생각을 못합니다. 그렇게 부처님과 만난 앙굴리마라는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부처님의 제자가 된 앙굴리마라는 뼈를 깎는 수행으로 아라한(阿羅漢)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앙굴리마라는 이제 아라한도를 이루었으니 세상을 편안히 살리라고 생각을 했겠지요. 그러나 탁발을 나가면, 사람을 아흔아홉 명이나 죽인 살인마가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서 돌아다닌다고 하면서, 돌로 때리는 사람, 몽둥이로 때리는 사람, 똥바가지로 똥을 붓는 사람 등, 별별 사람이 다 있습니다. 그러니 몸에는 피가 나고, 똥바가지가 씌워지는 등 견딜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참다 참다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한 앙굴리마라가 부처님께 여쭙니다.
“옛날에 살인마였던 거 다 집어치우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서 참회하고 수행해서 아라한도를 얻었는데,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혹독한 일을 해옵니까?”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잘못한 건 생각하지 않고, 자기한테 어떤 일이 닥치면 전부 남들이 나빠서 자기한테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앙굴리마라의 하소연을 들은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씀을 해주십니다.

 “네가 지옥에 들어가서 몇 억겁동안 고생할 것을
그 사람들이 너에게 그런 악행을 해줌으로써
그 빚을 갚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고요히 받아라.”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의 기회
우리가 과거에 지었던 업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업을 지었는데, 그것 때문에 지금 사람들이 나를 욕하기도 하고, 때리기도 하고, 손해를 끼치기도 하고, 원망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내가 만약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지 않았다면, 이생이 끝난 후 지옥에서 받게 될 엄청난 괴로움을 지금 저 사람들이 나에게 저렇게 해 줌으로써 소멸되어 가는구나’라고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것이 인욕바라밀(忍辱波羅蜜)입니다.
인욕바라밀이란 나에게 해를 끼치는 상대가 따로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또 상대가 나에게 악행을 하고 있다는 악행을 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참으면서 참지 않은 것, 참긴 참지만 참는다는 생각조차도 없이 참는 것이 인욕바라밀을 닦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욕바라밀을 닦을 수 있는 인연을 만나게 된다는 것은, 보통 원수라고 생각되어지는 사람들만 만난다는 것입니다. 나한테 억울하고 분한 일을 해오는 사람들을 통해 인욕바라밀을 닦아 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전화위복(轉禍爲福)입니다.
‘내가 과거에 나쁜 일을 했기 때문에 금생(今生)에 이렇게 괴로운 과보를 받는다’는 것이 과거로부터 내려온 현재의 역사입니다. 그런데 거꾸로 남에게 매를 맞는다든지, 욕을 먹는다든지, 경제적인 손실을 본다든지, 아주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여 억울하고 분한 일을 당하는 그 순간에 인욕바라밀을 닦아 나간다는 말은 차원이 달라지는 이야기입니다. 과거에 지은 나쁜 업 덕분에 인욕바라밀을 닦아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불법을 배우지 않았으면 전생의 결과에 의해 금생의 내가 지배받는 인생을 살게 되지만, 불법을 배우는 입장에서는 과거에 저지른 악행으로 인해 인욕바라밀을 닦아나갈 수 있게 되므로, 과거의 악행 또한 성스러운 것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과거로부터 현재로 흘러나오던 역사가 인욕바라밀을 닦게 되면서 현재로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서, 과거의 일체 모든 잘못했던 역사까지도 전부 성스러운 것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업연(業緣)과 운명의 다른 점입니다. 업연이라고 하는 것이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어쩔 수 없는 운명(運命)이 아니라, ‘나를 성스러운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참 고마운 인연’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에게 수시로 닥쳐오는 그런 원망스러운 환경, 괴로운 환경, 나에게 어려운 문제가 닥쳐왔다는 것들이 액운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런 기회로 나는 보살행을 닦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밝아질 수 있는 것이니까 여기에서 전화위복(轉禍爲福)이 이루어집니다.


이처럼 과거에 지었던 모든 나쁜 업(業)조차도 전부 좋은 것으로 바꾸는 기적이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 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佛子)는 어떤 어려움을 당해도 그것이 육바라밀을 닦아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서, 미워하고 원망함이 없어야 합니다. 오히려 과거의 업을 갚아나가는 과정으로 생각해서 기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것이 ‘원한을 갚아나가는 행[報怨行]’입니다.

 

                                                                                                                      [문사수법회 회주 한탑스님 법문]

 

 

1개의 댓글

Profile
나무꾼
2020.04.02

원망할 일이 없도록 잘 살아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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