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듣기
 

서두르지도 말고 쉬지도 말자

문사수 2012.11.21 조회 수 37338 추천 수 0

불사(佛事)의 참 뜻
  부처님이 ‘불사(佛事)를 짓되 일찍이 쉬어 본 일이 없다’고 하신 말씀을 새겨보아야겠습니다.
흔히 불사라고 하면 절을 커다랗게 짓는 것만을 떠올리는데, 이는 표현방식의 하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불사란, 말 그대로 부처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때문에 만나는 모든 인연들을 부처님으로 섬기는 것입니다.
  오늘도 부처님 전에 공양을 올린 법우님은 아마 제일 좋다고 여겨지는 것을 골랐을 것입니다. 그것은 최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때문에 인과(因果)의 법칙에 따라서 부처님을 삶의 최상으로 섬기는 마음에는, 반드시 이에 걸맞는 최상의 결과가 따를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내가 먼저 섬김을 받겠다고 하면, 상대편도 자신을 먼저 섬겨달라고 요구를 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우리를 중생으로 대하고 계시지 않습니다. 언제나 부처님으로서의 동일한 생명가치만을 인정하고 계십니다. 스스로를 못난 업보(業報)중생이라고 알고 있는 나를 향해서, 오직 부처님으로만 대하는 불사를 멈추지 않고 계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만 믿고 있지 않았을 뿐이지, 부처님은 이미 우리가 부처님생명으로 태어났고 지금도 부처님생명으로 살고 있다라고 설법해주시는 삶의 진실(眞實)에 눈을 떠야 합니다. 만약 스스로의 생명가치가 부처님생명임을 믿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한 모순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익히 알고 있는 게 있습니다. 진정한 자신의 생명가치를 믿지 않고 다른 것을 믿어봐야 아무 소용없음을 몸소 겪기도 하고 보아도 왔습니다. 돈을 믿었다가 돈에 배반당하고, 권력을 믿었다가 권력에 배반당하는 일은 정말로 비일비재합니다.
  또한 불사는 내가 소유한다고 해서 소유되는 것이 아니기에, 굳이 소유할 필요도 없습니다. 소유의 대상이 아니므로 불사는 항상 살아가는 삶의 원칙인 것입니다.
  음식점 주인이 손님을 부처님으로 섬길 때, 그곳의 부엌은 부처님을 위한 공양간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옷가게 하는 분이 부처님의 옷을 만드는 정성으로 한 땀 한 땀 바느질할 때, 그 옷은 여래가 입으실 옷[如來衣]이 됩니다. 그러니 장사에 대한 걱정을 따로 할 새가 어디 있겠습니까?
  모든 게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은 언제 어디서나 불사의 현장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새롭게 태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멍청하게 넋 놓고 있는 사람에게 불사의 현장이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부단히 스스로의 생명가치를 확인하고 일깨워야만 가능합니다.

  동양의 성군(聖君)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은(殷)나라의 탕왕을 꼽습니다.
 이 분이 얼마나 정치를 잘하셨는지, 농사짓는 백성이 왕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을 구속하고 오히려 정치를 걱정할 지경인 오늘의 우리나라 현실과 대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탕왕이 쓰던 세숫대야 바닥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쓰여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날로 새롭구나. 나날이 새롭구나. 또한 날로 새롭구나.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세상살이에 공짜는 없는 법입니다. 아침마다 세수를 하면서도 자신을 일깨울 줄 아는 분이었기에 그만큼 나라도 편안히 잘 다스렸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새로움에 대한 벅찬 마음은 탕왕만의 것일 리가 없습니다. 원래가 나날이 새로운 것이 우리들의 생명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한 것이지, 행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새롭게 태어나고 있습니다. 몇 십 년 전에도 태어났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도 태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서두르지 맙시다. 그렇다고 해서 쉬지도 맙시다.
  부처님께서 ‘나는 성불한지 매우 오래되어서 불멸한다’는 말씀처럼 성불은 다음에 벌어질 특별한 사건이 아닙니다. 날마다 내가 부처님생명으로 태어나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 법우님들은 본래부터 부처님생명을 살면 그만인 것입니다.
  지금도 참으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불사에 매진하시는 여러분들이 가시는 걸음마다, 어찌 행복의 꽃이 만발하지 않겠습니까? 

                                                                                   <문사수법회 여여법사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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